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탕?!
「곰탕」이라는 제목~  넘나 구수해서 왠지 식상하게 느껴지기까지한...
그래서 입소문의 어떤 미사여구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며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시간여행의 이유가 곰탕맛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라니 제목만큼이나 뻔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반 이상은 차지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곰탕」의 제목이 전해주는 뭔가 진한 맛을 느끼게 해 줄 것 같은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내가 직접 진국인지 아닌지 감별해 보겠노라~ 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
페이지를 넘겨 갈수록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몰입감이 고조되어갔다
거침없는 내용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구성은 긴장감을 유지한 채 몰입하게 만들었고 짜릿한 전율도 느끼게 했다
영화 감독이라 그런가? 책 한 권이 그대로 시나리오인 듯 눈앞에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배역은 누가 좋을까? 마구마구 상상해 가면서 책장을 넘겼다
첫 장편소설이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2063년의 부산에서 2019년 부산으로의 타임슬립!
부산이란 배경의 선택은 사건사고에 최적화된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인걸까?
바다를 끼고 있는 여러 도시들이 있지만 부산만큼 입에 딱 붙는 도시도 없는듯하다
시간여행이란 소재가 더 이상 특별한 건 없지만 판타지와  SF적 요소에 스릴러, 미스터리 등 여러 장르가 적절히 버무려지면서 곰탕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낸다
현실의 잔인하고 비열한 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코믹함도 적절히 녹아 있다
여러 번 등장하는 비속어는 그동안 접했던 소설에서 보지 못 했던 거라 나름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다
일생 누군가에게 직접 욕을 해 본적 없는 나로서는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했다

조류독감의 창궐로 인간 스스로 가축을 멸종시키고 온갖 가축들의 유전자를 조합해 새로운 동물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수십 년을 시간 이동하고 레이저 총, 페이스오프, 머릿속 칩으로 순간 이동을 하는 등 소설의 재미를 더하는 소재들을 등장시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릴 적부터 가족에 대한 추억과 기억 하나 없이 성장해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다 죽을지도 모르는, 목숨을 담보로 한 시간여행을 선택하는 우환.
과거로 돌아가 만난 그의 부모일지도 모르는 고등학생 두 명.
부산 어느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예측 불허한 사건의 진실을 쫓는 형사들.
미래에서 온 수상한 최초의 시간여행자.
도깨비라 불리는 의문의 성형외과의사.
우환과 함께 과거로부터 온 시간 여행자들의 감시자 김화영.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숨 가쁘게 전개된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계속 쏟아져 나와 처음에는 헷갈리기도 해서 노트에 적어가면서 관계도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기도 참 오랜만.
간결하고 짧은 단문들이 이야기를 더 극적이고 생생하게 전한다
짜임새 있는 구성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들고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감정이입이 된다
뻔할 것 같은 소재지만 작가의 탁월한 문장력에 매료되어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읽게 된다
우환의 부모일지도 모를 고등학생 이순희와 유강희를 통해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을 갖게 되고 행복이라는 희망을 품으며 바다에 뛰어드는 우환.
가볍게 읽는 흥미위주만의 소설이 아닌 인간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다

주부이기에 곰탕을 가끔씩 만들기도 한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 뽀얗고 진한 국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수고로운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는 걸 안다
처음 제목에서 느꼈던 식상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곰탕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시간여행, 순간이동, 레이저 총, 페이스오프 등 제목 곰탕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들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 내는 각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알맞게 포진해 있다
다시 제대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
저자가 얼마나 치밀하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계획하고 구성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큰 기대감 없이 정말 입소문처럼 재미있는지 검증해 볼까 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곰탕 읽기.
1권을 읽으면서 2권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정주행이란 이런 거다 보여주는 소설!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와 결말이 어떻게 날지 너무 궁금해서 저자사인본 「곰탕」 2를 바로 주문했다
내일이면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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