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with 일러스트 (밤 에디션 스페셜 커버)
원태연 지음, 강호면 그림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2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대학생 시절 사랑의 열병과 함께 했던 원태연 시인의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를 다시 만났다
아직도 책장에는 그 시절 함께 했던 원태연 작가의 시집과 에세이가 꽂혀 있다
첫사랑의 만남과 설렘, 이별과 아픔이 시집 사이사이에 지나간 시간의 추억과 먼지로 뒤범벅되어 켜켜이 머무르고 있다
가끔씩 손을 뻗어 책장을 휘리릭 넘기면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이 스멀거리며 기어 나와 코끝에 알싸하게 와닿는다
마음 한켠을 건드리며 감성에 젖게 한다
남보기엔 유치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사랑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첫사랑이 될 때는 누가 뭐라 해도 가슴 시리도록 애절하고 특별해지기 마련이다
아니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랑의 감정은 처음이든 두 번째,  세 번째이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감정이 무뎌진 채 살아가는 현실에서 만난 원태연 시인과 강호면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에세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어느새 스물한 살이던 시공간으로 이동한듯한 기분이 든다
사랑이 영원토록 지속 가능한 불변의 것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늘 냉혹하리만치 이성적이고 가변적이며 머물지 않는다
이별과 맞닥뜨렸을 때 세상을 전부 잃는 듯한 슬픔과 아픔을 겪기도 한다
더욱이 청춘에게 있어 미완성의 사랑은 그 아픔과 고통이 배가 된다
나에게는 그 힘들었던 시기에 원태연 시인의 시집이 곁에 있었다
그가 쓴 시 문장 한 줄 한 줄 모두가 꺼내어 말할 수 없는 나의 이야기 같아서 읽으며 공감하고 이해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원태연 시인의 글들은 화려한 미사 여구는 없지만 일상의 언어들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고 가슴에 남는다
일부러 다듬지 않고 내뱉는 듯한 보통의 일상 언어는 솔직 담백한 날것 그대로의 감정 표현으로 가슴에 시리고 아프게 와닿는다
마음을 간질이는 그의 감성 글들은 힘들고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게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SNS를 가득 수놓고 있는 감성 글의 '원조'는 역시 원태연 시인이라는 말에 절대적인 공감을 싣는다
원태연 작가는 시인이면서 작사가, 영화와 뮤직비디오 감독 등 다양한 방면에서 그의 재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작사가로서 더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고 있는 것은 오랜 그의 애독자로서 반갑고 기쁜 일이다
요즘은 그가 작사한 노래들을 찾아 듣고 있다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이 불렀던 「그 남자」 의 가사는 그대로 시적 감성이 가득하다
늘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새롭게 만난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는 밀리언 셀러 150만 부 기념 특별판으로 원태연 시인의 첫 시집에서 엄선한 글과 강호면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새롭게 구성한 그림 에세이다
원태연 시인의 감성 글과 강호면 일러스트레이터의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며 청춘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와 일러스트가 처음부터 한 작품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문자와 이미지가 결합되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선명하게 인식되는 점도 좋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것은 일러스트 몇 컷이 풋풋하고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의 감성과 추억을 떠올리며 시 문장에 몰입하는데 낯설게 느껴진 점이다
개인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랑 이야기는 다를 테니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 본다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책은 스페셜 커버 밤버전으로도 만날 수 있다
둘 다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온 시인의 책이기에 손에서 놓지 않고 자꾸 펼치게 된다
반갑고 기분 좋고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그의 다음 책은 그 동안 작사한 노래들을 하나로 모아 만나고 싶다는 바램이 생긴다

이미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우린 모두 사랑꾼이었다는... 그 추억으로 힘겹다 느껴지는 일상을 견뎌내고 버티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고 싶거나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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