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택 은공1호 이야기
은공1호사람들 지음 / 오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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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핵가족의 시대를 넘어 1인가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부부와 자녀 한 세대가 산다 하더라도 각자의 삶으로 파편화되어 있다. 가족이지만 연결이 아니라, 단절이 일어난다. 가족 안에서는, 개인은 도저히 해답이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이 해답의 길을 제시해준다. 가족주의는 이기주의의 다른 말이다. 결국은 나만 잘 살겠다는 것. 그게 아니라, 다같이 잘살자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 이 책이다. 

가족 안에서도 각자의 방에 들어가면 거실이 덩그러니 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은공1호에서는 거실이 모두가 연결되는 공간이며, 불러내는 공간이라고 한다. 얘기 나누고 싶어서 모이고, 각자의 일거리를 가지고 모이고, 밥이나 간식을 먹기 위해 모인다. 이런 거실을 4개나 가진 집이라니. 

모든 것을 갖춘 거대한 집에 모든 공간에 혼자서 머문다면 그 공간은 나의 허전함을 극대화한다. 은공1호는 카페, 식당, 옥상, 공부방(제일 부러웠다) 등 다양한 공간이 있고, 그 공간마다 같이 머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책이 개인의 이야기로 나눠져 있지만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 사람을 혼자일 수 있게 존중도 하지만, 혼자이게 두지도 않는다. 

가족주의를 벗어나면 모두가 가족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참 따뜻했고,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본질적인 질문에 몰두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은공1호는 단순히 모여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모여살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곳이다.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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