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수업 -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윤태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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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종일 소비를 한다. '화폐'를 사용한 지불뿐만이 아닌, 장소, 시간, 미디어, 컨텐츠 모든 것을 다 소비로 정의할 수 있다. 출근길에는 대중교통, 자동차등을 소비하고 점심시간에는 음식점, 커피를 소비하고, 집에 있더라도 인터넷 기사, 인터넷 쇼핑, 유튜브, 네이버 카페의 타인의 의견 등 끊임없는 소비를 지속한다.


이 책은 소비의 종류를 여러가지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나는 가장 일반적이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소비의 중심에는 유행이 존재한다. 어제와 오늘의 유행이 다르고, 또 오늘의 유행과 내일이 다르게 된다. 유행은 한순간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매력이며 자기를 소멸시킴으로써 그 생명을 유지한다. 오늘의 유행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은 벌써 내일의 유행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바로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소비하는 것만이 소비사회의 엔진이다. 옷장에 가득찬 옷 중 기능상 문제는 전혀 없는데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버린 물건이 많지 않는가? 새로운 것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를 습관화 한다. 또한 이미 포화 상태에 있는 소비시장을 무너뜨려 버리고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 낸다. 

두번째, 도시이다. 도시에서의 삶의 방식은 철저하게 서로를 무관심하게 만든다. 당장 길거리르 걸어보라. 사람들은 당신의 모습에 크게 관심이 없다. 오늘 나는 출근길에 버스를 2번 타고 지하철을 1번 타고 거리를 10분을 걸었지만 길에서 본 그 누구의 얼굴도 당장 떠올릴 수 없다. 도시의 아이러니는 자유를 줌과 동시에 고독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사람들은 햇살 아래에서 걷기를 좋아하지만 카페의 손님들은 햇살이 따사로워 들어간 카페에서 때로는 햇살을 피하기 위해 각도를 틀고, 선글라스를 쓰거나 차양을 치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늘과 햇살이 교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원하게 된다.

세번째는 광고이다.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말하지만 오늘날만큼 광고가 홀대를 받는 시대도 없었다고한다. 광고가 나오기 무섭게 채널을 돌리고, 유튜브를 볼 때 광고 건너뛰기, 광고를 없애기 위한 유료 프리미엄 가입. 앱을 사용할 때도 광고를 없애는 프로버전 구입 등 광고는 피해야할 존재가 되었다. 아침 출근 길 지하철을 타도 플랫폼에는 광고가 걸려있고, 운전하며 가는 거리의 버스에도 큰 광고가 붙어져 있다. 길거리 곳곳 어디서나 원하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마주치게 된다. 광고는 우리의 결핍을 끊임없이 들추어내고, 심리적 불안을 조장하고 심지어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며 소비의 욕망에 무릎 꿇리게 한다. 그로 인해 광고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극대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1인 미디어 형태로 진화하면서 특정 미디어가 커뮤니케이션을 독점하지 않는다. 개인은 일방적 소비자에서 벗어나 생산자로서의 힘도 생기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라디오에서, 영화관에서 나타나는 일방적 광고와 달리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의 광고는 댓글과 공감, 공유를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광고의 현대사회에서의 변화를 말한다.

네번째, 외모.

텔레비전 방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인터넷 모든 곳에서 당신의 몸은 가치가 있다고, 아름다워야 한다며 다이어트와 운동을 강요한다. 마치 그렇지 않으면 죄를 지었다는 듯이. 이것은 단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남성 화장품 시장의 확대, 남성 피트니스 시장의 확대 등을 통해 모두의 욕망이 되었다.외모는 더이상 타고 나는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되었으며, 현대사회에서 몸은 다른 형태의 자본이며 그 몸을 소유한 이의 사회적 지위를 규정한다. 아름답고 멋진 여성과 남성은 마치 귀족이 된 것처럼 자신의 몸을 뽐내고, 당신도 이렇게 될 수 있다면서 그것으로 또 하나의 소비를 만든다. 이것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추구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외모가 갖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욕구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계급사회가 시작된 이후 사치는 귀족들만의 것이었지만 현대사회의 소확행은 그것이 일반 대중에게 확대되었다. '작은 사치'의 트렌드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햇살과 그늘을 공유하는 마음 처럼 사치를 동경하면서도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 많은 것이 풍족해지고 소비를 할 수 있게되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의미의 계급을 나누고, 다른 가치관을 형성한다. 미래의 소비는 어떤 것이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지 궁금하게 되는 책이었다. 내가 소비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의미와 사회적 위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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