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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단짝 - 레벨 2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김민정 지음, 홍연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2년 5월
평점 :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만두는 얼마전 첫 여친이 생겨 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처음 고백을 받고 하루정도 고민을 하더니 이내 카톡에 D데이 기능으로 +1이 표시되더라고요.
아침마다 여친 집 앞으로 가 등교도 같이 하고, 포켓몬빵도 사다주고~
울 만두가 이렇게 스윗한 남자였나~ 새삼 낯선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이번에 새로 나온 익사이팅북스 _ 아직은 단짝 은 이런 초등학생 아이들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익사이팅북스 레벨2 로 초등학교 3~4학년 대상 책이지만 고학년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초등학생동화 입니다.

120페이지 정도의 분량은 이제 만두에겐 껌이죠 ^^
게다가 글자도 큰 편이고, 그림도 많이 들어있어서 읽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책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내용이 요즘 초등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관련되어 더욱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동화 예요.
만두도 몇년전 친구에서 여친으로 발전된 케이스라 아직은 단짝 책 속의 보연이와 학지의 관계가 더욱 남얘기 같지는 않은 듯 했어요.

초등학생동화 익사이팅북스 ' 아직은 단짝 '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마음을 깨닫고 표현하는 과정을 풋풋하고 생기 있게 그려 낸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혼란스러웠던 감정이 나중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아이들은 이 시기를 짝사랑으로 얽힌 에피소드에서 그치지 않고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성장의 계기로 삼게 됩니다.
어른들 눈에는 마냥 귀엽게만 보이지만,
당사자인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고민일 수 있는 "고백"
보연이와 학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내 어린시절의 추억도 함께 꺼내보세요.

아직은 단짝 은 이렇게 보연이의 이야기와 학지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각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데, 내용이 재미있어서 저도 엄마미소를 지으며 읽게 되더라고요.

먼저 보연이의 이야기....

보연이와 학지는 어린이집 시절부터 늘 붙어다니는 단짝친구 입니다.
어느 날 같은반의 모범생인 선영이가 쉬는시간에 보연이와 학지의 주위를 멤돌며 비닐봉지 안에 쓰레기를 주우며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연이와 학지의 발에 걸려 선영이가 모아 놓은 쓰레기가 사방팔방으로 나뒹굴게 되고 이로인해 선영이와 학지는 다투게 됩니다.

서로 큰 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는 도중, 피구시합 때문에 운동장에 연습하러 나갔던 남자애들이 서로 공을 던지며 교실로 들어오게 되었고
걔들이 던진 공은 하필이면 보영이를 향하게 됩니다.
이때 학지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보연이 앞을 막아섰고, 그 공은 학지의 등에 맞았어요.
순간 보연이는 아주 잠깐이었지만, 학지의 모습에서 뿅~하는 멋짐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학지의 모습에 반한 친구가 한 명 더 있었으니!
그 친구는 바로 쓰레기문제로 싸우고 있었던 선영이었어요.
그 뒤로 선영이는 학지에게 노골적으로 좋아하는 티를 내고, 피구 시간에도 학지의 뒤만 졸졸졸 쫓아다닙니다.

이런 선영이의 모습에 보영이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어릴때부터 쭉 곁에 있었던 학지와의 추억을 떠올려 보았어요.
허약체질이었던 보영이 옆에서 밥도 챙겨주고, 낮잠도 챙겨주던 학지
엉뚱한 모습때문에 문제아 취급을 당하는 학지지만, 그것은 학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죠.

선영이는 학지와 보영이를 자신의 생일파티에까지 초대하며 학지에 대한 애정공세를 펼쳐 나가는데요.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라는 디저트고백까지 할 계획으로 열심히 분위기를 몰아갑니다.

그런 선영이의 모습을 보며 보영이는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더이상 학지와 단짝이 아닌 짝이 되고 싶음을 느낀 보영이
선영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질투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결국 보영이도 선영이처럼 학지에게 디저트고백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교실 한복판에서 벌어진 학지에 대한 선영이의 고백
상자 가득 들어있는 디저트를 보고 보영이는 고백도 못해본 체 교실을 뛰쳐나갑니다.

그런데 하필 왜 비까지 내리는지........
이런날에는 늘 학지를 기다렸다 같이 가는 보영이었는데... 혼자 뛰어가고 있는 보영이의 모습이 안쓰러워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이때 뒤에서 누군가 보영이를 잡습니다.
그건 바로 늘 옆에 있어주는 학지
학지는 보영이에게 왜 혼자 갔냐며, 디저트를 같이 먹자고 말해요.
보영이는 학지에게 선영이의 고백은 어떻게하고 자신에게 왔는지 묻지만
학지는 지금은 아무도 사귀고 싶지 않다며 디저트나 같이 먹자고 하죠.
자신의 가방을 보영이 머리 위로 올려 비를 막아주며 말이죠~

선영이의 고백은 받아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무하고도 사귀지 않겠다는 학지
보영이는 한 편으로는 마음이 놓이면서, 마지막 말엔 가슴이 아팠어요.
대체 학지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요?
학지의 마음이 궁금해 빨리 학지의 이야기도 읽고싶어집니다!!
이제 학지의 이야기 시~작!

학지가 문제아 취급을 당하며 외면받을 때도 보연이는 학지에 대한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명해 줍니다.
학지 또한 보연이의 편식이나 허약한 체질을 알고 늘 곁에서 지켜 주려 하죠.
어쩌면 학지와 보연이의 풋풋한 사랑이란 감정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어떠한 오해도, 어떠한 편견도 없이 존재 그 자체를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해 주는 것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 나의 해방일기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오죠.
'추앙'
초등학생들의 감정에 이런 추앙까지 이야기하는건 넘 오바스럽지만 ^^
인간대 인간으로 그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해주는 건 어릴때부터 가져야 하는 됨됨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지만...
우리 귀여운 아들의 첫 연애도 응원하며....
앞으로도 이런 손가락 간질간질한 초등학생동화 시리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