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와 함께 작은 집 짓기

건축가와 함께 작은 집 짓기
거주&설계 편집부 지음, 송수영 옮김, 정석연 감수 / 낭만북스 / 2013년 4월

성냥갑같이 빽빽한 아파트. 벌집마냥 동일한 네모난 공간. 내가 원하는 집을 연출하기에 많은 한계들.

아파트에 사는 게 어느 순간 답답하다. 아주 작을지라도 발을 디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수있는 땅 한조각이 절실한 현대인이다.

푸른 나무 숲이 부족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예민하고 쉽사리 화를 잘내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소음층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에서 사람들이 주택을 찾아 아파트를 떠나고 있다. 몇년 전  땅콩 집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주택에 비해 아파트의 비율이 훨씬 많이 차지한다.

일본은 그 비율이 반반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주택을 선호하고 짓는 경우가 활발하단 이야기다.

이 책은 일본의 주택을 담고 있다. 건축주의 마음이 얼마나 반영된 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상세한 설명과 함께 집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엄청난 책을 꽂을만한 서재를 원하는 주인,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을 선호하는 주인, 안전한 차고가 우선인 주인, 커다란 부엌이 필요한 주인 등.  각각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반영한 집은 생각보다 크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   

주로 1억에서 2억 5천 대의 50평 이내의 집이다. 거의 대부분의 집들이 평수는 적은대신 위로 올려지었기 때문에 천장이 많이 높아 개방감이 들어 작게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일본 특유의 빛나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배치가 눈에 띄고, 가장 부러웠던 건 화장실에 햇빛이 물씬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원하는 곳은 크게, 작아도 상관없는 공간은 작지만 효율적으로 내 집을 내 용도에 맞게 지어 사는게 진정한 집이고 삶의 공간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굉장히 깔끔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깨끗하게 안으로 집어넣는 수납은 배울만했다. 벽지보다 페인트와 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외관 역시 매우 현대적이고 눈을 사로잡는 건축미가 돋보인다.

1인이나 2인가구라면 이러한 천장이 높은 소형주택이 아주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약간 작은 감이 있을 것 같다.  전혀 갑갑함지 않는 개방감이 있지만 침실이나 공부방, 서재를 넉넉히 들이고 싶다면 평수를 더 늘려야 할것같다.

한 번 지은 주택은 쉽사리 팔려고 내놓을 수도, 팔릴수도 쉽지 않기 때문에 신중함이 필요한것 같다.

싱글이나, 아이계획 없는 신혼에게 어울릴 만한 집이다. 내집이라는 꿈 같고 막연한 상상을 2억원이라는 과하지 않는 액수에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집을 지을 수 있다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나도 햇살이 들어오는 욕실과 널찍한 부엌, 시야가 확트인 내 집을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