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 뜨인돌 그림책 58
김영미 지음, 박정완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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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이 그림책은
어린 날 꽃집이라 불리던 옛집을 그리워하며
김영미 글
꽃을 좋아하는 아빠에게 
박정완 그림

이 그림책은 동판화로 그린 책이라고 하니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가 중학교 시절 사생대회에서 판화 부분으로 3년 우수상을 받은 좋은 기억으로 동판화 그림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동판화는 섬세함을 살릴 수 있다. 이 그림책은 표현들이 섬세하다. 때론 사실적이게 다가온다. 그래서 아름답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요.

 

 

사람들이 우리 집 물건들을 마구 들고 나왔어요.
함박눈이 오던 날, 엄마와 나는 옥탑방으로 이사했어요.
옆방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계셨어요.
엄마 밖으로 나와 봐
선생님이 그랬는데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면 봄이 온 거라고 했어.
맞다! 아지랑이가 가물거리면 봄이 확실히 온 거지!
엄마의 대답 대신 옆방 할아버지가 나오시며 맞장구쳐 주었어요. 


 

"할아버지, 우리 여기에다 꽃을 심으면 어때요?
배 타기가 싫증이 난 나는 꽃을 보며 말했어요.
"흠, 그거 괜찮은 생각인데!"
"할아버지, 우리 옥상 가득 예쁜 꽃밭을 만들어요.!"
"그러자꾸나!"
할아버지가 허허 웃으셨어요.
깨진 사기 인형부터 낡은 바구니와, 금이 간 항아리까지 온갖 것이 다 있었지요.
 
봄비가 촉촉이 내렸어요. 연둣빛 새싹들이 돋아났어요.
아무도 심지 않았는데 저절로 나온 것들이에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꽃이 피었어요!.
나는 호들갑을 떨며 소리쳤어요.
"산속의 동물들이 숨겨 둔 씨앗이란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우리도 꽃씨를 뿌려볼까?

 

 

 "엄마, 엄마! 이리 나와 보세요!"
나는 엄마를 불렀어요.
연둣빛 새싹들이 올라오고 있었어요.
"이제 금방 꽃이 필 가다".
할아버지가 엄마 대신 대답해 주셨어요.

햇살이 점점 따 쓰게 졌어요.
새싹들은 무럭무럭 자라 잎이 무성해졌어요.
"우아!" 하늘 정원이다!"

 

 

 

 엄마의 손길에 꽃들이 싱싱하게 자랐어요.
엄마는 고추, 상추 오이도 심었어요.
꽃과 푸르름이 우거진 하늘정원은 다른 세상 같았어요.


함박눈은 모녀의 눈물처럼 떨어진다.
소현이는 천진난만한 소녀다. 긍정적인 소녀다. 강한 소녀다.  
나이 든 나는 그런 소현이가 부럽다.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인 소현이는 삭막했던 옥탑방을 변화시킨다.
마음이 지치고 고단한 엄마는 아직 아프다. 
현실을 받아들여 강해지는 시간이 소현이 보다 많이 필요하다.
소현이와 할아버지가 심은 새싹들은 무럭무럭 자라 잎이 무성해지고, 꽃이 피고
햇볕을 받고, 물을 먹고, 드디어 하늘정원이 되었다.
엄마도 슬픔을 털고 자신과 마주한다. 소현이를 안아주고, 웃어주며,
하늘정원에서 희망을 다시 꿈꾼다.

작가에게 꽃은 "치유"다. 소현이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었다.
엄마 또한 꽃무늬 원피스로 치유와 희망을 입는다.  
화분도 꽃도 칼라의 색을 가지고 있다.  모녀의 맘이 치유되는 과정을 
꽃무늬 옷으로 표현했다.  
이 책을 읽은 난 후, 나도 나의 하늘정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고, 흰머리가 하나씩 늘어날 때
문득문득,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거 없는 거 같고, 
그럴 때 나도 하늘정원에 가고 싶다. 
섬세한 그림과 작가의 치유와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잘 어우러져서 감성 폭탄을 맞고 말았다.
내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이 보면서 그거 또한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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