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고 많은 이들이 사용 중인 AI와 더불어 로봇, 외계인, 언어의 축약화, 기술의 발전 등 예전부터 SF의 소재로 사용되어 익숙한 배경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미 발표된 작품들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다.먼 미래를 상상할 때는 영화 <제5원소>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미디어와 사람들의 상상에서는 먼 미래에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화면에서 향기가 나고 다른 행성에 터전을 마련한다. 이 소설집에서도 비슷한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 비슷한 상상력을 비틀어 새로운 배경을 만든다. 아주 조금 겹치지만 익숙하고도 낯선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소설집은 총 아홉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다른 단편에 등장하기도 하면서 익숙함을 더 극대화시키는 것 같다. 이런 점들이 흥미로웠다. 하나의 단편이 끝날 때마다 작가노트가 뒤이어 덧붙여진 점도 좋았다.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게끔 일상생활에서 겪는 사건들이 소설에 등장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소재들을 넣는다. 작가는 이렇게 비틀면서 아주 익숙하고도 낯선 SF 세계관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범죄 수사 기법인 프로파일링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로파일링의 근간과 실제 사건과의 접목, 입지를 다져가는 이야기 등이 서술되어 있다. 저자인 앤 울버트 버지스는 1970년대에 간호학 분야에서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FBI 행동과학부에서 프로파일링의 기초를 다지는 데 이바지했다. 미국의 1세대 프로파일러인 존 더글러스, 로버트 레슬러와 오랜 시간 일을 함께했다.이 책은 프로파일링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1970~1980년대의 FBI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당시 일어났던 수많은 살인, 강간, 폭행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프로파일링을 통해 그 사건들의 윤곽을 어떻게 잡았는지 서술되어 있다. 프로파일링은 초기에 범죄 수사 기법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 부분을 유의하면서 읽다 보면 저자와 그 주변 인물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책을 읽고 나면 프로파일링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는 것과 더불어 범죄와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건 기록, 녹취 기록 등이 담겨 있기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 특히 가해자의 말을 읽고 있으면 폭력과 범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범죄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프로파일링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