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구매 후, 배송되자마자 다른 일은 잠시 제쳐 두고 읽기 시작했다.

그만큼 많이 기다린 책이었고,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들이 궁금했다. 내용도 그렇고, 안에 비밀스레 들어있는 포토카드가 누구의 사진인지까지도.

티키틱을 알게 된 지는 한 4개월 남짓 된 시점. 시쳇말로 티키틱에 '절여져 있는' 중이다. 그 때문일까. 이미 봤던 영상들을 다시 보기 바쁘다. 어느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는 와중에, 머릿속에 잠잠히 드는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들을 하는걸까?>

크게 구분하자면 저 질문이 기둥이 되겠다. 뭘 어떻게, 어떤 식으로 살았길래 이런 영상들을, 이런 노래들을 만들어내는걸까? 몇년 전 이신혁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던 라디오에 디제이가 이런 질문을 했더란다.

<신혁씨 어머니께서는 뭘 드셨길래 이런 아들을 낳으셨을까요?>

하지만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가만히 읽어보자니 특별하지 않은 수수한 맛의 노래. 그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나와는 다른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단지 지금 내가 묵묵히 걷고 있던 길과는 다를 뿐. 하등 다를 바 없는 이야기. 그리 특별하지 않은 노래에 약간의 양념의 종류가 다를 뿐, 그저 오늘의 노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그의 문장들은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기분.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리에 나는 미리보기부터 읽었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어떤 모습들이 들어있을까라는 궁금함에. 그런데 웬걸. 뒷통수를 크게 한 방 얻어맞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보다 진중하고 무거운 텍스트.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들을 결코 가볍게 보고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 무게가 상상을 뛰어 넘었다는 이야기다.

각각의 파트가 조각조각 나뉘어져 있다. 한 파트에 한 두페이지? 길면 세 페이지. 짤막하고도 깊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책이라 그런지 짧은 텍스트에서 아주 깊은 맛이 난다.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는 당연히 결성 비화였다. 물론, 대장이 영상에서 짤막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보아왔으나,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뭉쳤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으니까. 그 호기심과 질문을 모두 풀어주었다. 이렇게, 이런 이야기들을 가지고 모였구나.

그리고 또 하나 궁금했던 건 바로 추추와 은택의 이야기였다.

대장과 세진의 이야기는 인터뷰 영상이 현재 존재한다(궁금하면 유튜브에 검색하면 금방 나오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지만 추추와 은택의 이야기는 찾기가 굉장히 힘들다. 티키틱의 4명이 함께 모여 인터뷰를 한 기사가 아니라면. 그 부분에 있어서도 내 호기힘을 충족시켜주기에는 알맞는 책이지 않을까.

티키틱이 써내려간 책의 프롤로그는 여타 책의 여는 방식과 달랐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관객이라 칭하는 그들의 센스에 첫장부터 웃음이 터졌더랬다. 티키틱답네. 뮤지컬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는 그들의 영상과 같았다. 이 책에 대한 기대감과 몰입도를 한없이 끌어올렸다.

책을 읽는 중, 몇번은 소리내어 웃곤 했다. 생각보다 오랜만이었던 경험. 글을 읽다보면 머릿속으로 상황이 연출되는 그런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 네사람의 메이킹 필름 또는 백스테이지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더 자세히 이미지가 구성이 될 것이다. 한 편의 백스테이지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특히나 각 멤버별 파트에서 각자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신혁은 감성이 뚝뚝 묻어나고, 추추는 나긋나긋한 노련함이, 은택은 꼼꼼한 섬세함이, 세진은 진지하면서도 솔직한 웃음이 묻어나온다. 노래도 잘만들고, 영상도 잘 만들고, 그림도 잘 만들고, 연기도 잘할뿐더러 이젠 글까지 잘쓴다. 어찌보면 재능이 넘쳐나는 사람들일지도.

그리 길지 않은 파트 구성. 3분 내외의 영상을 만드는 티키틱 답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남기기 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지긋이 여운이 남는 그런 영상들처럼, 그리 길지 않지만 진득하니 배어나오는 그들의 진솔함이 참 흥미로웠다.

그만큼 집중해서 본 탓일까. 평소 책을 한 권 읽는데 시간이 꽤 드는 나였으나, 이 책을 받아본 지 2시간 남짓 걸리는 시간에 완독을 해버렸다. 통통튀는 템포로 읽히는 텍스트 덕인가싶기도.

멤버들의 릴레이 인터뷰까지 다 읽고 나니 한 편의 메이킹 영상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티키틱 영상 중 본편도 좋아하지만, 메이킹필름도 꽤 즐겨 보는 편이어서 일지는 모르겠으나,. 이번엔 본편 영상의 메이킹이 아닌, 티키틱의 메이킹필름을 본 느낌이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티키틱을 만들어 나가는 티키틱의 메이킹필름.

그래, 이 책은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티키틱의 메이킹필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
티키틱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일상을 노래하는 그들의 일상은 내가 느꼈던 것보다 훨씬 진중하고 깊은 시간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일상, 그들만의 지금은 어떤 이야기일까하는 궁금증을 이 책으로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벌써 기대가 한 가득이다. 티키틱의 무대를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은 사람들의 필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