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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 공짜는 없더라 ㅣ 햇살어린이 25
윤기현 지음, 정가애 그림 / 현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세상일 공짜는 없더라
윤기현 창작 동화집 <세상일 공짜는 없더라>는 총 9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 낯선 이야기가 되겠지만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촌에 대한 정서가 담긴 윤기현 동화집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많이 와닿습니다.
늘 세상에 꽁짜가 없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아니라고 마트에 가면 꽁짜로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조금 자라면 세상에 왜 꽁짜가 없는지 알게 되겠지요.

9편의 이야기에는 농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아이들, 전통문화와 놀이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청개구리와 농부>이야기에서는 자기보다 많이 배운 사람을 존경하는 농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면사무소 직원이나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 일을 벌이지만 모두 실패하죠.
아내도 자식도 떠나고 절망을 느끼게 된 농부는 수양버들 아래서 죽을까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땅으로 떨어진 청개구리 한 마리가 수앙버들 가지로 뛰어오르려는 몸부림을 보고 흥미를 느낍니다.
비가 내리고 축 처진 수양버들... 청개구리는 끝내 수양버들 가지로 뛰어올랐고 농부는 그 모습을 보며 희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죽을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자! 농부는 더 이상 배운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서 자신의 일을 성공으로 이끕니다.
공감 되는 부분이 참 많았고 교훈도 있었어요.

살다보면 우리가 절망을 많이 느끼지만 희망도 공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뒤웅박 팔자>이야기를 잊을 수 없네요.
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저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면서 더욱 공감하게 된 이야기랍니다.
결혼전에 제법 잘 나가던 임성숙씨는 해남댁이라고 불립니다.
그런 해남댁 임성숙 씨네 집에 어릴적 자신을 쫓아다니던 친구가 오게 된 일이 있었어요.
공무원이 된 그 친구 앞에 남편이 설설 기는 모습을 보고 속에서 천 불이 나겠지요?
친구가 가고 남편에게 왜 당당하지 못하냐고 타이르는 모습을 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쓴 이야기인데 소박하기만 한 이야기 속의 평범함이 오히려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었어요.
여자는 결혼하고 나면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부르게 되는데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되었던 이야기입니다.

<세상일 공짜는 없더라>를 읽으면서도 느끼는 것이 많았어요.
누구나 편히 일하고 돈은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겠죠.
같은 조건의 두 사람이 머슴살이를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머슴살이를 하더라도 편하게 먹고 자고 일하고 싶은 누군가와 배울 것이 있는 집에서 알뜰살뜰 먹고 자고 돈을 모았던 누군가는 몇 년 후에 크게 달라져있었어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비석치기>는 어릴 때의 추억이 많이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먹을거리와 놀거리가 아주 많지만 옛날에는 나뭇가지 하나, 돌멩이 하나만 있어도 즐겁게 놀 수 있었어요.
동물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이 있죠.
<까치 아침 인사>는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총과 칼의 위협에 마을 사람들은 거둬들인 곡식을 모두 내놔야 했고 반항하는 사람을 고자질한 사람에는 먹을 것을 주는 등 나쁜 짓을 일삼았어요.
당산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치던 까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사람들은 소로 물고 뜯기는 싸움과 팍팍해진 분위기 속에 오히려 돌멩이를 던지는 모습까지 보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렁이가 까치의 둥지를 습격하게 되고 어미를 삼킨 구렁이를 향해 많은 까치들이 공격을 해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마을 사람들은 서로 돕고 구렁이를 물리친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을 반성하게 되죠.

마을 사람들은 더이상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단결하여 뭉치고 막아냈죠.
결국 그들의 단결이 두려워진 제복을 입은 사람들은 마을에서 도망을 쳤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절망할 수 있고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순간을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도 바로 사람이랍니다.
우리가 어떤 큰일을 겪어서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이렇게 공감 되는 도서를 읽고 나서 또한 일어설 수 있는 방향을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던 현북스 <세상일 공짜는 없더라>
평범한 농촌의 일상 속에 많은 큰 감동이 들어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