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원 - 인류 기원의 이정표 진화심리학
데이비드 버스 지음, 권선중.김교헌.이흥표 옮김 / 나노미디어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버스의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 대한 종합서이다. 진화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그 학문에 대해 무지하면서도 마치 자신이 그 분야에 대해 어느정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몇 있는데, 심리학, 진화론, 그리고 종교가 특히 그렇다. 사람들은 진화론의 핵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마치 진화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그 착각은 진화심리학이라는 급부상중인 학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진다.
 진화심리학에 대한 일반의 오해와는 달리, 인간 행동의 유전자 결정론적을 주장하지 않고, 현재의 메커니즘이 최적 설계된 것으로 보지 않으며, 진화된 것을 불가변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근접 메커니즘과 궁극 원인을 구분하여 관찰 및 설명하고 적응과 부산물의 정의에 있어 윤리적 기준이 아닌 과학적 기준을 적용한다. 이 점은 특히 중요한데, 진화심리학은 과학으로서, 그 자체로 윤리적 결론을 도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계는 사실 명제와 당위 명제를 구분하고, 자연주의적 오류를 경계하며, 우생학에 근거한 정책을 주장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과 인지심리학이 결합된 학문이다. 진화생물학은 C. Darwin이 발표한 ‘종의 기원’ 이후 많은 연구를 거쳐 현재 생물학계의 정설로서 널리 인정되고 있는데, 유전과 돌연변이, 적응과 자연 선택을 통한 생물의 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을 마음의 과정에 의해 야기되는 것으로 보고, 마음은 외부적 보상에 의해 강화되는 백지나 블랙박스가 아닌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은 것으로 간주한다. 진화심리학은 이 두 학문의 결합으로 태어났는데, 인간의 마음이 아주 복잡한 설계를 지니고 있다는 인지심리학적 이론과 자연의 복잡한 설계는 자연 선택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는 진화생물학의 이론을 결합하여, 자연 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한 마음의 설계를 연구 분야로 한다. 진화심리학자인 J. Tooby와 L. Cosmides는 대량 모듈 이론(massive modularity thesis)을 주장하였는데, 마음은 범용 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일반 목적 프로그램으로 되어 있지 않고, 특수한 문제들을 각각 해결하는 수많은 다른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초보자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한 흥미 요소를 품고 있으면서도,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만을 나열하여 흥미를 끌려고 하지 않고 진화심리학의 학문적 에센스를 잘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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