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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 이외수 장편소설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7월
평점 :
대학교 1학년(92년도) 때 무협지에 버금가는 재미를 간직한 책이었다.
그리고 23년이 지났다. 서점에서 책을 보는 순간 다시 꽂혔다.
그 때의 느낌은 무협지적인 요소만이 기억되는데..
다시 읽으니 또다른 모습이다.
책은 그대로인데 난 변해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의 아들뻘이었던 시절을 지나 주인공의 나이가 되어서일까?
평생을 세상이 시키는 데로 세상이 바라는 데로 세상이 운영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약자로의 삶을 충실히 살아온 박정달씨..
세상을 향해 딱 한번 칼을 빼는 순간이 자신의 마지막이 된다.
칼을 만드는 법은 터득했지만 칼을 쓰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칼을 쓰는 법을 터득하고 칼을 만들어야하는 세상의 이치에서 그의 죽음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 칼을 가지고 있었다.
칼도 없이 무언가를 벨 궁리를 하고, 세상을 탓하고..
칼을 쓰는법도 칼을 만드는법도 모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우리에게.
박정달씨는 말한다.
"그래도 난 한번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