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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 - 여성, 나 자신을 찾아서
김경희 지음 / 공명 / 2022년 10월
평점 :

'할매'라는 단어, 참 애틋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할매'는 사랑이 가득한 단어가
아닐까.
특히 우리나라에서 '할매'는 쪼글쪼글한 주름 속에서 쪽진 머리를 하시는
자식들을 사랑하는 분.
서양의 여신들은 아름답고 이쁘고 전쟁의 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신 대신 할매가 신화 속에 등장한다.
김경희 작가의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는 서양의 여신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의
할매신을 소개하면서 할매신의 파워와 따뜻함을 이야기한다.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 는 할매 손에 자란 나에게 꼭 한 번은 읽어보고 싶은
책이였다. 할매의 파워를 알기에.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 의 첫 장에는 각 지역의 할매신들에 관한 유적지와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 사진들 덕분에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을 읽는 동안 더욱 이해하기가 쉬웠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할매신들이 있었다니! 할매들의 사랑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성장한거야.
작가는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를 통해 서양의 여신이 아름답고 때로는 파괴의
신으로 나오지만
우리나라의 할매신은 포근하게 우릴 안아주고 따뜻함을 전해주는 그런 신들로
소개한다.
정말 생각해보니 아름답고 화려하진 않지만 어디에서든 할매신들은 우리 곁에 있다.

우리의 할머니들의 이야기라 인상이 깊었다.
성별을 구분하고자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를 출간한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할머니라는 인물들이 우리 곁에서 할매신으로 우리를 지켜주고 보살펴주는 그런 이야기를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에는 담고 있다.
작가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하루종일 삼시세끼를 차려주는 그 일이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님을 몸소 겪으면서
하찮다고 평가받았던 그 일들을 아무 말없이 해낸 우리의 할머니들에 대한 위대함을
얘기했다.
나 역시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으로 정말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던 몇 년을 잊지
못한다.
아마 코로나 사태를 겪은 우리의 모든 부모들은 알았을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 일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말이다.
지리산이 왜 백두산과는 달리 어머니의 산이라고 불리우며 노고단의 '노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를 통해 알게 되었다.
높디 높은 산이지만 인간들은 할머니의 얼이 담겨있는 산으로 인간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부터 우리나라는 수많은 할매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유교문화와 남성중심의 사회가 오랫동안 내려오면서 할매신들의 이야기들은 많이 사라지고 위축되었지만
민간에서는 할매신이 가지고 있는 그 힘과 따뜻함은 계속 내려오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또한 참 많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였다.
우리나라 민간에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참 좋아한다. 전설, 신화 등등.
그 속에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잊고 있었다. 할머니의 따뜻한 품 속에서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었던
나에게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 는 잊고 있었던 할머니의 사랑과 따뜻함
그리고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라는 단어가 큰 어머니라는 뜻이라는데 할머니의 그 큰 사랑을 우리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베풀 수 있을까?
오랜만에 재미있는 우리나라의 오랜 이야기인
<한국의 할매신을 만나다>를 읽어 행복하면서도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억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