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논장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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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엄마들이 참 좋아하는 영국 최고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

이번에 책의 표지는 얼룩말 무늬를 표현한건지 아니면 동물원의 우리를 표현한건지 알쏭달쏭한

그림이다. 그리고 가족의 표정도 다양하면서도 엄마의 표정은 왠지 어둡다. 왜 그럴까?

 

우리 가족은 동물원에 갔다. 나와 동생은 무척 신이났다. 

 

동물원에 가기 전 교통체증이 너무 심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빠의 썰렁한 농담은 아빠만

즐겁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 싶을 정도로 어둡고 냄새가

났다. 코끼리의 우리 역시 냄새가 심했으며 얼굴을 들지도 않고 있었다. 

 

동물들을 열심히 관찰한 후 나와 동생은 배가 고파왔다. 그리고는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몸으로 싸워 아빠에게 혼이 났다. 어쩜 이리도 아이들은 똑같은지.. 우리의 모습인줄 알았다.

 

 

아빠의 썰렁한 농담은 아빠만이 재미있는 건 동물원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빠의 표정과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눈물도 흘리고, 아빠의 모습(예를 들면 코털,귀털)은 정말 우스꽝스럽다.

 

아이들의 싸우는 모습을 뒤로 하고 엄마가 개코원숭이를 보고 있다. 그러다 개코원숭이 둘이 싸우자 엄마는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이구나.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지만."

이라고 얘기한다.

아이들이 엄마 뒤에서 싸우는 모습이 아닐까? 

 

사람들은 오랑우탄이 웅크린 채 구석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고함을 지르고 유리문을 탕탕 두드렸지만

오랑우탄은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참 불쌍했다. 책을 함께 읽고 있던 아이가 오랑우탄의 뒷모습이

너무 슬퍼보인다고 안쓰럽다고 얘기하는데 진짜 맘이 아팠다.

 

 

드디어 고릴라를 구경하러 갔다. 고릴라 앞에서 고릴라 흉내를 내보았다.

그 모습을 아이와 함께 보고 있는데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작가의 대단함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등장하는 주인공과 가족들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족간의 대화에서 그리고 고릴라의 표정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의 기분이

마치 통하는 느낌이었다.

기껏 힘들게 동물원을 갔지만 아이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동물원을 가지 않아도

될 만한 기억들이었던 것이다. 엄마의 씁쓸한 대사가 인상 깊었다.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곳이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을 위한 곳이지."

 

엄마의 말이 맞았던 걸까? 그날 밤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 꿈의 그림은 이러하다.

내가 동물원의 동물처럼 우리에 갇힌 그런 꿈

 

아이와 함께 고대하며 읽은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동물들을 보러 간 사람들이 과연 동물을 우리가 보러 간 것인지 동물들이 우리를 보는 것인지..

그 말에 책을 다 읽은 후 격하게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동물들을 얼마나 많이 보고 또 볼까?

때로는 한심스러우면서도 안쓰럽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재미있는 모습일수도..

우리가 자주 갔던 동물원이라는 곳이 이렇게도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깊이 생각해보며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동물복지에 대한 많은 이슈들이 요즘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와도 한 번 대화해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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