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방방
최민지 지음 / 미디어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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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방방을 타면 지구 안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우주까지도 갈 수 있다. 마치 도라에몽의 어디로든 문과 비슷하다. 다들 훌쩍 어디로 가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 방방을 탔던 기억이 난다. 분홍 머리띠를 쓰고, 실내화 가방을 집어 던지고, 슬러시 살 가격을 아껴서 방방을 탔다. 지금은 방방 자체가 많이 사라졌다. 방방 옆 슈퍼를 지키고 있는 개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방방 주인도 없다. 이 추억의 방방은 왠지 모르게 어디든 있을 법하다. 있었으면 하고. 접이식처럼 또 돗자리처럼 들고 다닐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정말 어디든 간다. 어쩌면 자신이 원하고 늘 상 궁금해 하던 곳으로 간다. 지구 안의 사람과 지구 밖의 생명체들을 구름을 통해 가로질러 갔다가, 다시 구름을 통과해서 돌아온다. 추억에 흠뻑 빠진 것처럼 축축해져서야 돌아온다. 책의 뒷 표지는 많은 사람이 주인공의 말을 듣고 방방을 타고 날아간 후의 그림이다. 설령 돌아오지 않더라도 모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한번 날아가면 원하는 곳으로 갈 테니 말이다.

나도 본가에 가면 초등학교 옆 방방이 있던 자리를 가봐야겠다. 방방을 타고 내려오면 걸음이 이상해지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직도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모두 그 감정이 그리워 떠나는 거다. 나 역시 흔했던 방방이 사라지고 나니 마음이 허전하다. 이 빈 공간을 채우러 본가로 내려 갈 거다. 이 좋은 책을 읽으면 금방 도착해 있겠지! 그럼 이만 나도 훌쩍 떠나러 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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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남자 - 곽병창 희곡집
곽병창 지음 / 연극과인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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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공부하는 사람은 꼭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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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24
이지유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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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어느새 내가 아프리카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자연은 역시나 신비롭고 동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똑똑하다. 그리고 뭐든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새의 날개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 마저도 다 쓸모가 있고, 얼룩말의 무늬, 하물며 뱀의 혀도 뭐든 쓸모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중에서도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몇 개만 적어보려 한다.

 

나는 코끼리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정말 좋아만 할 뿐이지 모르는 게 많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코끼리 무리들은 모두 암컷이다. 수컷은 늘 혼자 다닌다고 한다.

 

초원에서 혼자 지내는 수컷은 코끼리 무리가 지나가면 암컷의 호르몬 냄새를 맡고 멀리서 찾아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암컷이 준비가 되어야 짝짓기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수컷은 아무리 발정이 나도 암컷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짝짓기를 할 수 없어요. 그것이 동물 세계의 예의랍니다. (101p)

 

동물 세계의 예의라는 말이 얼마나 멋져 보이던가. 그들도 그들만의 선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 코끼리하면 상아를 빼놓을 수 없는데 놀랍게도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가 있는 것처럼 코끼리도 주로 한쪽 엄니만 쓴다고 한다. 그래서 양쪽 상아가 모두 멀쩡한 코끼리는 없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사람들이 탐을 내고 코끼리를 죽인다. 그래서 상아가 없는 코끼리의 수가 늘고 있는 것!

 

동물 세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예의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주인이양 선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역지사지.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코끼리도 우리도 행복할 텐데.

 

이 책은 우리에게 아프리카 동물에 대한 실재모습을 보여주고, 우리로 하여금 어떤 감정, 공감을 느끼게 한다. 모든 책이 그렇지 않겠냐만, 새로운 건 아프리카 이야기라는 것이다. 모두 이 책을 보시고 아프리카의 기운을 느껴보시길. 누군가에겐 뜨거운 태양의 기운이 느껴질 것이고, 누군가에겐 질퍽한 진흙에 빠진 것 같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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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는 것 같다 시요일
신용목.안희연 지음 / 미디어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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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는 것 같다. 아버지라고 쓰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희노애락을 담고 있는 모든 것 중 달고 쓴 건 아버지밖에 없을 것 이다. 시인들의 시와 해설, 경험담이 한장씩 섞여있는 이 시집이 우리 아버지도 우셨는지, 우는 것 같았는지 헷갈리게 해준다. 누구의 아버지를 통해 나의 아버지를 상기시키고 지난날의 후회하고 내가 울 것 같은 이 시집을 모두의 아버지에게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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