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면 어느새 내가 아프리카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자연은 역시나 신비롭고 동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똑똑하다. 그리고 뭐든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새의 날개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 마저도 다 쓸모가 있고, 얼룩말의 무늬, 하물며 뱀의 혀도 뭐든 쓸모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중에서도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 몇 개만 적어보려 한다.
나는 코끼리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정말 좋아만 할 뿐이지 모르는 게 많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코끼리 무리’들은 모두 암컷이다. 수컷은 늘 혼자 다닌다고 한다.
초원에서 혼자 지내는 수컷은 코끼리 무리가 지나가면 암컷의 호르몬 냄새를 맡고 멀리서 찾아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암컷이 준비가 되어야 짝짓기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수컷은 아무리 발정이 나도 암컷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짝짓기를 할 수 없어요. 그것이 동물 세계의 예의랍니다. (101p)
동물 세계의 예의라는 말이 얼마나 멋져 보이던가. 그들도 그들만의 선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 코끼리하면 ‘상아’를 빼놓을 수 없는데 놀랍게도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가 있는 것처럼 코끼리도 주로 한쪽 엄니만 쓴다고 한다. 그래서 양쪽 상아가 모두 멀쩡한 코끼리는 없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사람들이 탐을 내고 코끼리를 죽인다. 그래서 상아가 없는 코끼리의 수가 늘고 있는 것!
동물 세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예의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주인이양 선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역지사지.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코끼리도 우리도 행복할 텐데.
이 책은 우리에게 아프리카 동물에 대한 실재모습을 보여주고, 우리로 하여금 어떤 감정, 공감을 느끼게 한다. 모든 책이 그렇지 않겠냐만, 새로운 건 아프리카 이야기라는 것이다. 모두 이 책을 보시고 아프리카의 기운을 느껴보시길. 누군가에겐 뜨거운 태양의 기운이 느껴질 것이고, 누군가에겐 질퍽한 진흙에 빠진 것 같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