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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머리 할머니 ㅣ 마주별 중학년 동화 6
이경순 지음, 김정진 그림 / 마주별 / 2020년 12월
평점 :
마주별에서 출간된 '파랑 머리 할머니'는 제목부터 신선한 자극을 주어 시선을 끄는 중학년 동화더라구요. 저희 아이도 제목부터 표지 그림까지 파랑 머리가 재미있었는지 책이 도착하자마자 뒤적이며 궁금해했네요.
제목부터 꼬불 꼬불 파랑 머리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기에 스토리가 더욱 궁금했어요. 이경순 글 작가님과 김정진 그림 작가님의 합작으로 완성된 마주별 중학년 동화 6권이랍니다.
'파랑 머리 할머니'는 8개의 스토리로 공범 할머니/ 책상은 두고 가!/공생/암행중/엄청나게 중요한 일/낯선 아저씨/특별한 날/당당히 받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우리의 주인공은 도희와 도규 남매인데, 누나 도희는 사과가 먹고 싶다는 동생 도규의 말에 과일가게에서 주인 아저씨가 조는 틈에 몰래 사과 한 개를 훔치게 되어요. 그렇게 도망을 치다 파랑 머리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할머니는 도희에게 그 사과 훔친거냐고 물으며 한 입 베어 물고는 이제부터 우리는 공범이라고 하죠.
사실 도희와 도규 남매의 가정 형편은 그리 좋지가 않아요. 매일 술을 마시는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인데 어느 날 엄마는 집을 찾아와 책상까지 빼앗아가는 일을 경험하기도 해요. 이런 일을 겪고 나서 도희와 도규 남매는 또 그 공범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할머니의 강요에 의해 박스와 종이가 가득 쌓인 손수레를 밀어드리게 됩니다.
왜 자꾸 우리를 따라 다니냐는 도희와 도규의 말에 파랑 머리 할머니는 '암행중'이라는 말만 남겨요. 그리고 도희와 도규는 할머니의 일을 돕게 되지요.
파랑 머리 할머니는 도희와 도규의 집에 같이 가서 세탁기 사용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도희와 도규는 할머니의 잔소리가 마냥 싫지 만은 않았답니다.
이윽고 도희와 도규는 매일 4시에 할머니를 만나 박스를 비롯해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일을 함께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지요. 물론 할머니는 도희와 도규에게 라면 끓이는 방법과 주의할 점도 알려 주시네요.
그러던 어느 날 주민센터에서 복지 카드가 제공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요. 그런데 한 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던 파랑 머리 할머니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나셨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도희와 도규가 항상 먹고 싶어했던 인생 돈까스에서 돈까스를 사주신답니다.
그리고 도희와 도규는 복지 카드가 나와 편의점 도시락을 구입하려 했는데, 복지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이 따로 있고 복지 카드는 형편이 어렵거나 한 부모 가정에 주는 카드라는 아줌마들의 말에 눈물을 보이게 되네요.
그러다 파랑 머리 할머니를 만났는데 도희와 도규에게 복지 카드 사용하는 것을 창피해 하지 말고 당당하게 사용하라고 일러 주었어요. 복지 카드는 우리가 낸 세금으로 나라에서 주는 거고, 우리는 그 동안 지구를 지키는 일을 했으니 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다고 합니다.
일반 가정의 아이들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모를거에요. 그 동안 아이와 읽었던 동화도 해피엔딩이 많았던지라 이렇게 우리 주변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동화는 어쩌면 처음이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우리 아이에게 이웃을 돌아보고 소중함을 느끼며 우리가 사는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곳임을 연말을 맞아 더 뜻깊게 읽어볼 수가 있었네요.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에 암행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것도 아주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