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영어 프리랜서 강사였다가 운명처럼 문화 불모지였던 ‘구미’에 무이하고 무해한 독립서점 ‘책봄’을 오픈한 분의 책방 운영 기록 에세이다. 책 내용이 그저 책방을 운영하면서 겪게 된 에피소드로만 채워진 게 아니라, 책방 사장님이자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를 집필하신 작가님의 따뜻하고 강인한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저자는 새내기 책방 주인으로서 우연한 계기로 책방을 오픈하면서 처음에 어디서 책을 입고 받고, 어떻게 책방을 운영해 나갈지 굉장히 막막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열린 독립출판 북페어에 참석해 새로 오픈한 책방에 입고가능한지 발품 팔아 씩씩하고 당당하게 알아보고, 한 권 한권 늘려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공간에 원하는 독립출판물들을 채워 넣고 오픈했지만, 대구에 대규모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며 인근 구미도 큰 타격을 받아 장기간 저조한 매출을 이어나갔다. 거기서 굴복하지 않고 책방 저자는 구미 전 지역 당일 배송을 약속하고 책방을 닫은 저녁엔 직접 배달을 하러 뛰어 다녔다. 그것은 문화 불모지인 구미를 ‘책’으로 소통하는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 키우는 고양이들(시즌스-코로나 당시는 봄, 여름 두 마리)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비대면 배달을 뛰시면서 마주한 책을 주문한 손님들의 따뜻한 메시지가 얼마나 큰 힘이 되셨을까..보는 독자인 나또한 뭉클해졌다.

문고리에 간식이나 응원의 메모를 남겼던 주문 고객들의 마음 씀씀이를 느끼며 다 같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를 위해 자기 한 편을 내어주는 마음이 뭔지에 대해 생각하는 책방 저자분의 마음..마음이란 참 형언할 수 없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내게 혹은 상대에게 진심으로 전해질 때 그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때로는 상처받은 영혼을 말끔하게 씻어내어 주기도 하고, 주저앉아 있을 땐 다시 일어 날 수 있도록 강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로 지으신 건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마음을 내어 주듯 따뜻한 책방 공간을 내어 주는 건 아닐까? 손님들이 그 공간을 찾고, 책을 구경하고, 고르고, 구매하고..아마도 그 따뜻한 공간에서 잠깐 동안 책과 마주했던 그 시간이 팍팍한 일상에서의 위로받는 시간일 것이라 생각된다.

나또한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이 있는 공간에 가면 왠지 모르는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북카페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겸 독림서점을 즐겨 찾는데, 책을 좋아하는 주인분의 마음을 공간 구석구석에서 음미하는 시간도 좋고, 큐레이팅된 책들을 살펴보고 거기에 적힌 메시지를 보면서 힐링이 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누군가는 마음과 자리를 내어주고, 그 마음과 자리에서 누군가는 큰 위로를 받고..그 마음을 다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고..하는 이 행위들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순환이다.

‘책봄’ 책방 저자분이 입고한 책들의 저자들을 위하는 마음과 책방을 찾는 손님들을 대하는 마음..뚱이와 봄, 여름, 겨울이 귀여운 야옹이들 그리고 그 외의 모든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환경을 생각하는 그 마음 하나하나가 너무 깊고 따뜻하다. 그 마음의 선순환으로 한명이 두 명이 되고, 두 명이 세 명이 되고 그렇게 모두가 아프지 않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