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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 ㅣ 책가방 속 그림책
김나윤 지음 / 계수나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계수나무)

작은 연필의 표정을 보면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엿볼수 있다.
책을 펼치기 전 어떤 내용일까 생각해 보았을 때
작다고 놀림을 당하는 그런 내용일까?란 유추를 하면서 책을 펼쳐 보았다.

표지를 넘기니 표지와는 다른 키가 큰 연필이 종이와 첫 만남을 갖는 장면이 나온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종이를 바라보고 있고 앞으로 연필과 종이의 만남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인공 빨강 연필은 종이와 만나는 순간부터 어떠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종이에 적어나간다.
그렇게 적어나간 종이는 차곡차곡 쌓이지만, 종이가 쌓인 만큼 연필은 닿게 된다.
작아지는 연필은 어느 날 자신이 없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써내려간다.
'난 글을 쓸 거야!
내가 사라진다 해도 상관없어'
몽당이가 된 빨강이는 계절의 변화도 모르고 글쓰기를 계속하던 빨강이는 입이 없어지고, 코가 답답해 지고,
더 이상 보이지가 않게 되고 결국은 .. 사라진다.

(자신이 없어질 거란 두려움에 글쓰기를 멈추고 어딘가로 숨으려는 몽당이의 모습)
몽당이를 통해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고 양쪽의 길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몽당이의 모습을 보며 도전 정신과 사고를 재구성하는 게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좇는 무언가에 몽당이 처럼 최선을 다 했다면 그 결과에는 대만족이라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연필로써 닿아 없어졌지만 자신을 써 내려간 종이들이 모여 <몽당>이라는 책으로 출간이 된 모습은
희망이라는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해 주기도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명언과 딱 맞는 책 한권이다.
몽당이의 변화 된 모습을 본 친구들 역시 처음엔 자신이 닿아 없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글쓰기를 하지 못했으나 몽당이가 책으로 나온 과정을 보면서 자신들도 도전을 해 보게 된다.
도전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결코 순탄하지는 않다.
때론 쉬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숨고 싶고
몽당이의 친구들은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어떠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수순일 것이다.
넘어지기도 하고, 숨고 싶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포기'란 마침표만 찍지 않는다면
모두가 몽당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책 <몽당>은 우리 옆에 늘 존재하고 꼭 필요한 도구 연필이 화자가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집 어느 구석에 돌아다니는 몽당 연필을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인
몽당이를 생각 해 보지 않을까?
작아져서 쓸모없다고 버리기만 했던 작은 연필
그 연필이 작은 없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본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단순한 소모품이기에 닿아 없어지면 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몽당>을 통해서 우리집 책상의 작은 연필들의 과업을 생각해본다.
아이의 노트를 채우며, 일기장, 독서록을 가득 채워주던 연필
사프 보단 연필을 좋아하는 나.. 내 손에 잡힌 연필...
그림책은 역시 엄지 척~ 좋은 한 권이 나의 정서를 따뜻하게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