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지음, 신디 더비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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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을 기억해(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글/달리)

커다란 고릴라의 표정에 미소를 띄우며 밝게 빛나는 노란색 꽃 한송이를 들고 있다. 어딘가 쓸쓸해보이기도 하면서 헤치려 한다는 느낌보다는

'늘 너의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줄게'라는 무언의 언어가 숨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마주보고 있는 아이는 그냥 이상한가 보다.

아이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감정도 나는 느낄 수 없었다.

책 표지의 은은한 푸른 빛이 햇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은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한 장의 컷을 남겨 보았다.


아빠와 한 소년은 손을 맞잡고 가는 모습과 그 뒤를 따르는 여러 사람의 뒷모습의 그림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그들의 뒷모습은 어딘가

슬퍼보이고, 뒤에서 거리를 두고 있는 고릴라의 모습도 같은 감정을 느끼는 듯 보인다.


"엄마가 죽었어요."

"그래, 나도 들었단다"


첫 장면의 모습은 엄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엄마의 죽음에 담담하게 죽음을 이야기 한다. 이후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몸이 움직임을 멈추고,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는 거

소년에게 죽음을 이야기하는 단어는 움직임이 멈추고,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라고 포장하거나 꾸미지 않고 전달하는 게 어떠한 수식어 보다도

가슴을 아프게 하는 부분이었다.

엄마가 떠나고 난 뒤 아빠와 소년은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되새겨 본다.

엄마가 좋아했던 파도, 다정하게 책 읽어주던 목소리, 엄마가 만들어 준 푹신한 케이크등등



추억이란 거대한 것이 아닌 정말 소소한 것이며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했다는 것이 중요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했던 일상에서 함께 했던 소소한 것들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소통속에서 느꼈던 불쾌한 감정과 미웠던 감정은 그가 곁을 떠남과 동시에 함께 떠나는 것일까?

미워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 어떠한 공간에서 함께 했던 추억, 그가 했던 말들...등 누군가

떠나고 난 자리에 남은 것은 '그리움'이라는 단어만 가슴에 남고 가끔 그 단어가 마음을 먹먹하게 해서 눈물을 흘르게 만드는 것 같다.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는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것은 슬픔과 눈물이라고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떠나고 난 자리엔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속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떠난 사람의 형태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항상 옆에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그렇기에 좌절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이겨낼 수 있으며, 남은 시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용기도 불어 넣어준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림과 텍스트에 빠져 슬픔의 감정이 교차되었지만,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누군가에게 자신있고 부끄럽지 않게

살겠노라고 굳게 다짐을 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연령을 제한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좋은 도서를 읽었다는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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