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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 영어 앞에서 당당한 아이를 만드는 새벽달의
새벽달 지음 / 청림Life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진솔하다.
17년이라...고작 다섯해 남짓 아이 키우고 "아이 원 썸 워러!"
한 문장 한다고 우리애 원어민 이렇게 키웠다 써내려간 책이 아니라는 점에 서점의 수많은 엄마표 가운데 단연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을 키우고 있으니 영어 뿐 아니라 학부모로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궁금해서 주문했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에 빨려들어 단숨에 읽었다.
프롤로그 부터 가슴에 크게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사람이 이런 아이를 키워내는 구나 하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차분하고 온기가 느껴지는 엄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아들 둘의 미래가 기대되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다소 상처도 받고 위로도 받았는데, 각각 써보자면,
상처받은 대목은...
<p. 9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 마음은 누가 달래주는데? 나도 엄마가 필요하다고, 이것들아!"라고 외치면서 훌쩍이는, 아이보다 어리고 철없는 엄마들이 더 많다.>
저자는 전업맘 워킹맘 모두 경험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육아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영유아기는 거의 워킹맘으로 보낸 셈이다. 둘째 아들이 처음 기관가던 5살, 유치원 등원을 계기로 열정바쳐 일하던 회사를 미련없이 나와 아이 둘과 보내는 시간에 올인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인 즉슨 아이의 5살 이전에는 워킹맘이었다는 것인데...육아를 해보면 아이가 돌지나고 1-2년이 '주양육자'에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주양육자란 주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말하는 의미로 일부러 쓴것이다. 아이는 돌이 지나 서서히 자기 의지가 생기고 걸어다니면서 세상을 탐구하는 반면 의사소통은 완벽히 되기 이전이다. 그래서 혼도 나고 고집피우기를 반복하는 시기인데 이때가 육아 힘듦의 꽃이고 그래서 전업으로 아이들 키우는 사람들이 미운 세살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아이와 24시간 붙어있다보면 양육자 본인의 시간이 거의 없어 몸보다 정신적으로 지치게 마련이다.
이것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두세시간만이라도 다니게 되면 엄마로서의 하루가 얼마나 질이 높아지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자의 첫 전엄맘 생활도 이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라 아이들이 유치원과 학교 갔을때는 아이와 함께할 영어 공부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니 얼마나 바람직하고 여유로운가!
여하튼 워킹맘이 엄마노릇을 덜했다는 뜻으로 쓰는 글이 아니고, 저자는 아들 둘의 양육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통(?)이 큰 시기를 온전히 경험해 보지는 않은 사람으로서 정신적으로 숨통 트일 새 없이 힘든 엄마들의 마음을 철없는 징징거림으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과한 언급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이가 기관 가고도 육아는 끝이 없기에 오히려 한 인간으로서 해줘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지니까 나이 불문 몸이 편한 시기는 없다.)
p8. 나는 왜 아이 키우는 것이 안 힘들까.
나는 왜 직장맘일 때도, 전업맘일 때도 순간순간 벅차게 행복했을까.
물론 감동적인 문구이지만, 이 책을 보다 유심히 읽을 영유아 맘들에게, 특히나 2,3살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풀타임 엄마들에게 '나도 전업주부였으나 나는 늘 행복했다."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워킹맘으로서 종일 직장에 매달리고 퇴근길을 내달려 아이에게 정성 쏟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요지는 아직 말문이 안트인 아이와 24시간, 1년 열두달을 붙어있어보지 않고 '나의 육아는 매순간 행복했노라' 말하기엔 육아의 시기가 애가 거의 다 자란 뒤라는 것이다. 신문기사에도 실린 육아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육아시간은 하루 3시간 이하라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감동적인 것은,
1. 영어를 위해서 본인과 가족을 개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즐거움을 찾으면서 아이들을 끌어들임 (심지어 애들 데리고 유학까지)
2. 본인의 삶 속에서 영어 뿐 아니라 독서 음악 그리고 신앙을 골고루 즐김. (특히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신앙, 꼭 신앙이 아니어도 글을 써내려가는 것을 추천한 것은 참으로 도움되는 팁이었다.)
3. 글 읽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영어 및 학습을 조금도 강제나 억지로 주입한 느낌이 없음.
4. 무엇보다도, 매일 매순간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시간을 즐길 줄 아는 마음가짐이 큰 감동이었다. 그런 삶의 자세는 오늘부터 그렇게 살거야! 하는 결심만으로 단박에 바뀌지 않는 걸 알기에...그것이 삶이 되려면 오랜시간 바른 마음가짐으로 살아왔을 시간이 머릿속에 그려졌기에 감동적이었다.
일하는 엄마가 가진 두어시간으로 이렇게 자연스레 영어를 접하고 고급수준으로 구사하도록 이끌어낸 것은 실로 대단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또한 그것을 풀어내는 글의 내용도 담백하고 우아(?)하다. 닮고 싶은 분위기가 느껴질 만큼.
여하튼, 엄마의 확신과 항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나에게는 이책의 명문장이라 꼽을 수 있는 구절을 적으며 마친다. (방대한 블로그 내용 정리해서 좋은 책 내주신 블로거 새벽달님, 감사합니다. 2쇄나오면 아들셋인 새언니한테 한 권 더 사서 선물해보렵니다.)
"그때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고, 그때 성공은 성공이 아니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