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언어 - 통념의 전복, 신화에서 길어 올린 서른 가지 이야기
조현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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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겐과 에를릭, 미륵님과 석가님, 대별왕과 소별왕은 창세의 올림피아드에서 서로 경쟁한다. 그러나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실 양상은 약간씩 다르지만 두 신이 쌍둥이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 속에 이미 둘의 관계가 함축되어 있다. 빛과 어둠이, 이승과 저승이 둘이 아니듯이두 명의 창세신도 둘이면서 하나인 것이다. 둘일 때는 경쟁하고 협력하면 하나가 되는 관계, 이것이 창세신화가 말하는 세계의 운영 원리이다. 이런 원리가 기호적으로 표현된 것이 하나인 태극太極을 구성하고있는 음陰과 양陽의 상호작용에 의해 세계가 변한다는 역易의 세계관이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로, 철학은 기호로 이 세계 운영의 원리를 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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