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성당에 담긴 강렬한 염원그러나 중세 중기(로마네스크)에서 중세 후기(고딕) 사이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치 요새처럼 장대하고 육중한, 그러나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로마네스크 교회는 중세 후기에 이르러 날렵하고 역동적인 고딕 교회의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고딕Gothic 이라는 단어는 독일어로 반달족을 의미한다. 즉 고딕이라는 말은 이방인의 문화를 설명하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고딕 양식의 뾰족한 아치pointed arch는 이슬람 건축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고딕 양식의 결정적인 특징 중 하나인 뾰족한 아치는 7세기부터 이슬람 건축에서 나타났다. 십자군은 11세기 당시 이슬람이 지배하고 있던 시칠리아 등 남이탈리아를 수복하며 이 뾰족한 아치를발견했을 것이다.
고딕 교회의 건축이 가능하게 된것은 물론 기술적 발전에 힘입은바가 크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난첨탑들은 교차형 궁륭ribbed vault‘ 이발명되면서 건축된 것이다. 그러나이 같은 기술적 발전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교회의 첨탑을 모두 설명해 줄 수는 없다. 둔중한 요새처럼 웅크리고 있는 로마네스크 교회에 비해 고딕 양식의 교회는 위태롭고 가늘며 날렵하다. 그것은 신
의 자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려는 인간의 의욕을 보여주는 동시에,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을 향한 강렬한 염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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