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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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이론에 대한 책인데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본것처럼 감동과 여운이 있었다. 저자의 양자론의 관계론적해석을 따라가면서 삶의 경험들에서 무의식적으로, 정돈되지 않은 채로 느껴왔던 것들이 논리적으로 다가왔다.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훌륭한 계기가 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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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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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을 읽고 비로소 종교, 특히 모태 신앙과 다를 바 없는 기독교(카톨릭, 이슬람 포함)에 대한 반증에 대한 논리에 날개를 단 기분이 들었다. 한편으론, 너무 철저히 무장해제를 당해 완전히 거덜난 느낌도 들었다. 너무나도 완벽하고 철저한 논리에 혀를 내두르며 탄복을 하는 반면 신의 허구성에 대해 반론을 하기 위해선 이토록 두꺼운 분량의 지적 논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인간 사회에서 종교를 사라지게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회의감도 다시금 뼈저리게 들었다.

저자의 주장처럼 종교는 너무나 비논리적이고 과학적이거나 심지어 역사적 사실에조차도 제대로 근거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서 이로움보다는 끔직한 불행을 가져온 측면이 많다. 정신건강적인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종교를 가지는 것이 더 좋다고 권유되고는 있으나 사실 그것은 하나의 측면일 뿐이다. 맹목적 신앙을 부추기는 우리나라 특성으로 인해 사실 특정종교에의 권유는 거의 무례와 인권침해에 가깝다. 진리이건 아니건, 개인적으로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는다는 긍정적 측면은 있으나 개인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와 인류의 통합과 평화를 위해서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저자는 놀라운 지적 능력을 소유한 과학자로서 증거와 논리에 위배되는 것으로 범벅된 종교와 신에 대해 무신론적일 수 밖에 없음을 거의 절규하듯이 호소하고 있다. 그의 빈틈없는 논리와 결정적 증거들에는 아무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신앙이 흔들리는 종교인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도 확실하다. 그래서 저자는 심혈을 기울였지만 인간이 종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원초적 본능이라는 것도 받아들이는 씁슬한 경험을 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수없이 했겠지만... 

그 이유는 아마 우선적으로 이 책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중에 평범한 종교인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책은 교계에선 거의 금서일테고 교리와 학식을 갖춘 고위 종교계 인사들에겐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은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자신의 존재기반을 건드리는 것은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법이 아닌가.

그런데 오늘 시즌인 터라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다녀 오게 되었는데 이 책과 관련해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음악은 아름다왔고 감동적이어서 연주 시간 내내 목이 메일 정도였는데 지난 수 천년의 인간의 예술적 족적이 종교로부터 얻어진 영감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기분이었다.  종교가 없었더라면 인간의 예술성은 어디서 그 에너지를 얻었을지. 인간이 발달해온 역사를 보건대 지금까지는 종교가 없을 수도 없었고 종교 없이 예술도 황폐했을 법 한데, 과학문명이 수억년(?)뒤 태양의 폭발을 대비하여 인류가 지구를 탈출할 방법을 모색할 정도로 발달하게 된 지금도 여전히 종교는 인류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기 위한 기제로 수많은 사람들을 눈뜬 장님으로 만들고 서로를 적대하여 혐오와 분쟁의 씨앗이 되도록 놔둬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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