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페이지 정도의 짧은 단편 소설이다. 다 읽고나면 뻔뻔하고 이기적이고 염치없는 서투른 도적이 측은해지고, 주인공의 무거운 마음을 나도 함께 지게 된다. 잘잘못만 따지고 살면 세상은 그만큼 좁고 볼품없어진다. 사람의 관계는, 마음은 그렇게 칼로 두부를 자르듯 똑 떨어질 수 없다. 그리고 한 인간의 죄와 그 인간에게 주어진 벌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진창에 선 사람은 꽃 길에 선 사람을 볼 때 한 발자국 비켜서 자리를 내어주는 친절을 바랄테고, 꽃 길에 선 사람은 좁은 길을 비좁게 서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