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 지음, 추미란 옮김 / 판미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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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공자, 석가모니, 소크라테스와 같은 사람들은 성인(聖人)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종교, 철학을 가진 사람이지만 지금까지도 그들의 가르침을 배우려는 사람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들은 깨달은 사람일까? 깨달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깨달음'이란 단어만 가지고도 다양한 생각이 올라왔다. 이 책을 보면서 깨달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시간이 되었다.


앞부분에는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에 관해 설명한다. 불교, 베단타, 유대교 신비주의 등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고 깨달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한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수행 방법이나 단계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필자는 특히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에 관심이 있었는데, 팔정도에 대한 설명에 유독 마음이 갔다. 필자도 이런 형태의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점차 뒷부분으로 갈수록 깨달은 사람, 즉 '깨어난' 사람에 관한 사례를 들려준다. 책에서는 깨어남에 이르는 사람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 듯하다. 종교적인 수행을 통한 깨어남, 살면서 온갖 고통을 겪다가 갑자기 얻은 깨어남, 어릴 적 혹은 태어났을 때부터의 깨어남이 그것이다.

어릴 적부터 깨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게 다가왔다. 그 사람은 어릴 때부터 평범해 보이지 않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의 대상이 될 거 같다. 아마 그런 대상이 됐을 때 깨어난 아이는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관심이 가는 깨어남은 살면서 갑자기 얻은 깨어남이다. 아마 순탄하게 성장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비중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온갖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에 시달려서 생과 사를 오고 간 사람에게 불현듯 나타난 '깨어남'이 아닐지.. 


필자도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인격이 다듬어져 왔다는 생각이 든다. 깨어난 사람의 특징이 제법 그럴싸하게 맞기도 하다. 물론 깨어난 사람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그 수준에 가깝게 진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깨어난 사람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설명했는데, 지각적(감각), 내면적, 관념적, 행동적으로 구분을 한다. 깨어남의 강도가 네 가지 공평하게 표현이 된다고 한다. 필자는 지각적 깨어남의 정도는 크지 않지만, 내면적으로는 행복해졌고 타인에 대한 연민을 더 느끼게 됐다. 또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은 편이고 진실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책의 부록에는 '깨어남'을 측정하는 도구가 첨부돼 있다. 문항들을 읽으면서 보기를 선택할 때 스스로 아직은 '깨어남'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란 걸 확인했다. 하지만 '깨어남'에 가까운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어릴 적부터 추구했던 목표였다.


이 책을 추천하는 에크하르트 톨레 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훗날 다시 자신을 평가한다면 '깨달음'에 관한 평가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떠올랐던 책이 하나 있다. 필자에게는 2020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최고의 책인데,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다. 지인에게 추천받은 책이었고 독서 모임을 통해 성실히 읽은 책이다. 


책에서는 크게 2가지 상반된 사람이 나온다. 사장과 조르바다. 사장은 지적이며 형이상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조르바는 지극히 형이하학적인 사람이다. 현실에서의 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여러 여인에게 사랑을 나눠주었다. 사장은 조르바를 존경하게 되고 조르바와 같은 방식으로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보통의 깨달음'에서 말하는 깨어난 사람들의 특징 '그 사람이 현상 세계를 얼마나 생생하게 알아차리는지'와 관련돼 있다고 본다. 


결국, 깨어난 사람은 여러 심리 상담 모형에서 추구하는 Here & Now를 깨어남의 조건이라고 본다. 필자에게 가장 약한 부분이다.


2020 연말과 2021 연시에 깨달음에 관한 책을 읽고 앞으로 나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과 성찰을 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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