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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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커피는 세계 제2위의 합법적 무역량을 기록한 생필품이며(1위는 석유이다), 중남미의 개발도상국가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외화 획득 수단이기도 하다. 미국은 세계 커피의 약 5분의 1을 소비한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한국의 경우에는 1인당 하루에 9.65그램의 각종 커피를 소비한다.

 

 

이러한 하이테크 장비에도 불구하고 신발의 부분 부분들을 하나로 이어 붙이는 수작업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수작업 과정에서 수백 명의 젊은 자바 여인들이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하고, 위쪽의 덮개와 바닥창을 함께 붙인다. 공기 중에는 페인트와 본드 냄새가 넘쳐났고, 실내의 기온은 섭씨 40도 가까이 올라간다. 공장 노동자들은 대부분 싸구려 고무 샌들을 신었다. 그들이 만든 구보 씨의 8만 원짜리 신발 한 켤레를 사려면 그들은 한 달 월급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인도네시아의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시간당 650루피아, 500원의 임금을 받는다.

 

 

가솔린과 같은 화석 연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주된 공급원이다. 한국의 자동차 대수는 이미 1천만 대를 넘어섰으며, 연간 평균 주행 거리는 미국의 1.5,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그만큼 승용차의 이용 빈도가 높다는 뜻이다. 또 자동차 한 대앙 연료 사용량도 미국의 1.2,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한국은 세계 최악의 교통 사고 국가 중 하나이다. 그 결과 교통 사고로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남자의 경우에는 10만 명당 38.4명으로 OECD 국가 중 2위이며, 여자는 10만 명당 14.0명으로 1위이다(1999년 기준). 한편 자동차의 배기 가스 역시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시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염화나트륨(식탁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지구상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무기물의 하나이다. 광산업자들은 암석에서 소금 침전물을 녹이기 위해 지하에 수증기를 주입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생긴 소금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고 소금을 얻기 위해 그것을 증발시킨다.

 

전체 소금 생산량의 겨우 3퍼센트만이 음식과 함께 소비된다. 소금은 더 일반적으로 제빙제로 쓰이거나 화학 공장과 플라스틱 공장에 쓰이는 염소를 만들기 위한 원료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금을 먹는 것은 자동차이다. 미국의 경우, 매년 겨울마다 길, 도로, 주차장 등의 눈과 얼음을 녹이기 위해 1인당 65킬로그램의 소금을 사용한다. 이때 녹아서 흘러내린 소금물은 하수도를 통해서 강물로 흘러 들어가 수중 생명체들에게 해를 입힌다.

 

 

이제 소비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문제가 되는 기후 변화 같은 생태학적 문제들을 제외하더라도 이제 현대인들의 과도한 소비 성향은 그 매력을 상실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미 물질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그들의 삶의 질이 고통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소비를 위한 노동 시간을 줄임으로써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며, 돈보다 시간을 택함으로써 그들의 삶에서 균형을 되찾을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작은 소비가 더 큰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언젠가 그들의 생활 방식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전거나 환경 친화적인 농장에서 악영향이 적은 생활 습관까지, 퍼즐의 모든 조각들은 존재하며 세상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다. 남아 있는 것은 우리들이 그 조각을 함께 완성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물견을 소비할 때 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먼저 물건들의 이면에 깔려 있는 삶의 과정들을 상상해 보라.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게 소비하게 될 것이다.

 

소비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감추어져 있고, 그래서 우리를 때때로 놀라게 하는 것처럼, 그 해결책 역시 놀라울 수 있다. 물이 적게 나오는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은 물을 절약하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가축 사료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을 줄이기 위해 쇠고기를 적게 먹는다면, 그에 따라 시민 한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농작물을 위해 쓰는 물의 양은 가정에서 쓰는 물의 양의 3배에 이른다.

 

물질의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살아가면서 늘 잊어버리기 쉬운 비물질적인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더 나은 어떤 것이 없기 때문에 소비를 즐긴다. 외로울 때, 불만이 넘쳐날 때 우리는 어느새 물건을 사들곤 한다.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에 만족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여행을 하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지역 사회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가꾸는 데 전념하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소비를 줄인다. 보상보존이 같은 말로 시작되는 것은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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