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배우가 - 김신록 인터뷰집, 두 번의 만남, 두 번의 이야기
김신록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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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드라마 괴물에서 처음 본 배우 김신록은 꽤 강한 이미지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주인공의 친구이며 경찰이었던 괴물의 오지화는 뭔가 음산한 드라마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는데 그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집 고명딸 진화영은 오지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데 그런 배우가 책을 썼다. 그것도 인터뷰집을.
인터뷰집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요즘이라 책이 나오길 기다리던 중 운 좋게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받아들었다.
배우가 쓴 배우의 연기 이야기란 것만으로도 흥미로워 가벼운 맘으로 책을 펼쳤는데 몇 페이지 넘기기도 전에 깨달았다. 이럴 일이 아니었다고. 난 이 책을 통해 뭘 기대했었나? 배우에 대한 글이라는 이유로 TV예능이나, 흔히 보던 잡지 인터뷰를 기대했었나? 잘못 생각했구나 하다가 다시 책을 펼쳤다.

다시 펼친 책에서 생전 처음 듣는 연기 관련 전문용어들에 이 책을 더 모르겠다가 차분히 배우 한 명, 한 명의 인터뷰를 읽다보니 ‘숭고함’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나에겐 떠올릴 수 없고, 먼 곳을 올려다 봐야만 닿을 듯한 단어가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느껴졌다.

배우들에게 연기는 뭘까? 보통의 시람들이 갖은 직업처럼 배우에게 연기는 직업으로서의 일인데 인터뷰 속 배우들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직업으로서의 일을 대하는 태도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저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적 있었나? 반성의 맘이 생길 정도로 책 속에는 배우들 각각의 연기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차고 넘친다. 난 저런 고민 끝에 나온 연기를 너무 쉽게 봤구나. 사실, 인터뷰에 참여한 배우들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이니 내가 아는 배우는 고작 3명 정도, 그것도 공연장에서 연기를 직접 본 건 이자람 배우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최근 tv 드라마에서 본 배우들인데, 어쨌든 가끔 공연장에서 봐 왔던 누군가의 연기를 너무 가볍게 대했구나, 그 뒤의 노력들을 꿈에도 생각 못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곳곳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와 고민들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안심되기도 했다.

인터뷰라는 것, 분명 매력이 있다. 최근 많은 인터뷰집들을 봤지만 그 중 주제가 참 명확했던 책이다. 물론 그 때문에 처음엔 많이 낯설기도 했지만 결국 사람 사는 일은 다 같은건가? 싶어 날 돌아보게 했고, 사는 동안 뭘 하든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고민이구나 싶어 나도 다시 고민할 힘이 생겼다고 할까?

에필로그에 글로 남겨졌으니 카메라 앞의 배우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언젠가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연기도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올 해는 많이 보고, 많이 듣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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