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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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가 읽었던 브로콜리 펀치에서 누군가의 팔을 브로콜리로 만들어 놀래킨 작가는 이번에 죽어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또 놀라게 한다. 죽은이들의 이야기지만 꼭 슬프지만은 않았고 슬프지 않았다고 기쁘다고 할 수도 없지만 여튼, 그들이 찾아간 사람들과 죽은 이들 모두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좋은 곳에서 만나기를. 

이유리 작가의 좋은 곳에서 만나요를 읽고나서 브로콜리 펀치를 다시 읽고 싶어질만큼 작가의 글이 좋아졌다. 

삶과 죽음처럼 따뜻했다가 서늘하고 마음이 쿵했다가도 통통 튄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곳에서 만나요"라고 인사해야지 했다가 그 문장이 상투적인 인사말 같기도 하고 기원 같기도 해서 어쩐지 신중한 맘이 들었다. 


이제 이유리 작가는 내가 꼭 찾아 읽게 될 작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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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배우가 - 김신록 인터뷰집, 두 번의 만남, 두 번의 이야기
김신록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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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드라마 괴물에서 처음 본 배우 김신록은 꽤 강한 이미지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주인공의 친구이며 경찰이었던 괴물의 오지화는 뭔가 음산한 드라마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는데 그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재벌집 고명딸 진화영은 오지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데 그런 배우가 책을 썼다. 그것도 인터뷰집을.
인터뷰집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요즘이라 책이 나오길 기다리던 중 운 좋게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받아들었다.
배우가 쓴 배우의 연기 이야기란 것만으로도 흥미로워 가벼운 맘으로 책을 펼쳤는데 몇 페이지 넘기기도 전에 깨달았다. 이럴 일이 아니었다고. 난 이 책을 통해 뭘 기대했었나? 배우에 대한 글이라는 이유로 TV예능이나, 흔히 보던 잡지 인터뷰를 기대했었나? 잘못 생각했구나 하다가 다시 책을 펼쳤다.

다시 펼친 책에서 생전 처음 듣는 연기 관련 전문용어들에 이 책을 더 모르겠다가 차분히 배우 한 명, 한 명의 인터뷰를 읽다보니 ‘숭고함’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나에겐 떠올릴 수 없고, 먼 곳을 올려다 봐야만 닿을 듯한 단어가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느껴졌다.

배우들에게 연기는 뭘까? 보통의 시람들이 갖은 직업처럼 배우에게 연기는 직업으로서의 일인데 인터뷰 속 배우들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직업으로서의 일을 대하는 태도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저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적 있었나? 반성의 맘이 생길 정도로 책 속에는 배우들 각각의 연기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차고 넘친다. 난 저런 고민 끝에 나온 연기를 너무 쉽게 봤구나. 사실, 인터뷰에 참여한 배우들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이니 내가 아는 배우는 고작 3명 정도, 그것도 공연장에서 연기를 직접 본 건 이자람 배우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최근 tv 드라마에서 본 배우들인데, 어쨌든 가끔 공연장에서 봐 왔던 누군가의 연기를 너무 가볍게 대했구나, 그 뒤의 노력들을 꿈에도 생각 못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곳곳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와 고민들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안심되기도 했다.

인터뷰라는 것, 분명 매력이 있다. 최근 많은 인터뷰집들을 봤지만 그 중 주제가 참 명확했던 책이다. 물론 그 때문에 처음엔 많이 낯설기도 했지만 결국 사람 사는 일은 다 같은건가? 싶어 날 돌아보게 했고, 사는 동안 뭘 하든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고민이구나 싶어 나도 다시 고민할 힘이 생겼다고 할까?

에필로그에 글로 남겨졌으니 카메라 앞의 배우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언젠가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연기도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올 해는 많이 보고, 많이 듣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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