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0.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에 이어 출판된 유발 하라리의 세 번째 책인 이 책은, 이전 작품들의 인기에 흐름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전작들을 읽지 못한 나지만, 한 TV프로에서 유발 하라리의 소개를 보면서 이번 세기를 통찰하는 역사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현재, 지금 직면한 현실들과 그에 대한 고찰, 해결과 결을 함께한다.

-

1.

내가 지금 사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트럼프의 시대, 브렉시트 사태, 인공지능의 발달 등의 현실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가 결국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본질’에 대한 것이다. “앞으로 수 년 혹은 수십 년 동안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아직은 우리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탐사할 수 있다.(481p)” 결국은 ‘우리’에 관한 이야기다. 수많은 담론, 현실에 대해서 그가 내리는 진단 혹은 해결책은 우리에 관한 것이다. 그렇기에 문제제기, 담론으로만 넘길 것이 아니라 ‘나’의 차원으로 끌어와 생각해보아야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

2.

하지만 책에 나오는 담론들은 사실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21세기에 들어 신문과 방송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들이자, 인터넷에 검색하면 수많은 저명한 사람들의 칼럼과 의견을 읽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유발 하라리의 스토리텔링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이야기는 올곧다. 한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방황하지 않고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그가 얼마나 주제에 대해서 고민했는지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고민을 적게 하면 논리에는 비약이 생기고, 맥락에서 벗어나는 주제로 빠지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독자로 하여금 그의 생각에 도달하게 하는 힘이 있기에 우리는 유발 하라리의 책에 끌리고, 읽게 되는 것이다.

-

3.

하지만 쉽지 않은 책이다. 정치와 역사, 종교를 망라하는 다채로운 배경지식이 필요하고, 그것을 엮을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면 더욱 이 책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전작들을 읽어보고 이 책을 다시 읽어 작가의 결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식빵 고양이의 비밀

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비체 (김영사)

0.

이 책을 왜 읽고 싶었는지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친한 언니네 집에는 다 큰 고양이 두 마리가 있는데, 한명은 무서워서 한참이 지나야 탁자 밑에서 나오는 겁쟁이고, 다른 한명은 놀아달라고 먼저 와서 까부는 재롱둥이다. 그 두 고양이를 볼 때마다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는 어디서 나타난 건지, 우리 집에 어떻게 하면 데려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나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한다.

1.

이 책은 최봉수 작가님의 시리즈 중 하나인데, 사람처럼 고양이들도 식빵 공장으로 일하러 간다는 것과 고양이들도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긴다는 재미있는 고양이들의 일상을 상상력을 더해 그려놓았다. 이런 설정만으로도 귀여운데 이 책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길고양이들이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는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2.

사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빵도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도 ‘특정한 배합과 오븐의 온도에 따라 어떤 식빵은 고양이가 된다.’는 부분인데, 식빵 자세를 하고 앉아 있는 아기고양이라니 생각만 해도 귀엽지 않은가? 내가 생각하기에 식빵과 아기고양이의 공통점은 말랑함과 따뜻함인데, 그 두 요소 모두 보는 나로 하여금 귀여움에 치이게 하는 요소이다.

3,

읽기 쉬운 책과 가슴이 따뜻해지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동화책만큼이나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고 고양이들이 잔뜩 나오는 어쩌면 굉장히 간단한 책이다. 근데, 가끔씩 읽는 나로 하여금 뜨끔하게 하는 부분이나 공감하는 일상을 그려놓기도 한다. 가령, “소통이 단절된 현대 사회라고 하지만.....”이나 “세상으로 돌아온 당신은 다시 고단한 일상을 보내겠지요.” 등과 같이 말이다. 쉬운 책이라고 해서 적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감동받은 부분이 있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한 설정도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얻은 게 많은 따뜻한 책이니, 다른 사람들도 읽어보고 고양이 세상은 어떤지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