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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 일상, 그리고 쓰다
박조건형.김비 지음 / 김영사 / 2018년 9월
평점 :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0.
평범한 것들을 그리고 쓴다는 것.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작가 남편과 글을 쓰는 소설가 부인이 함께 만든 책. 처음에는 굉장히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의 시간들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냥 로맨틱하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1.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가 않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본 일상도 그들의 삶의 일부겠지만 나는 그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사랑하는 방식을 좋아하고, 그들의 일상도 좋아한다. 특히 노동자의 삶을 그리고, 쓴 부분에서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방식의 삶에 대한 경외심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네 번째 부분인데 ‘우울증’이라는 어쩌면 한없이 우울해 질 수 있는 주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놓은 페이지이다. 처음에는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서로의 상처를 점차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는지, 상처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적어놓은 부분에서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을 위한 하나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2.
작가의 말과 같이 “사랑이 돈이 되고, 사랑이 집이 되고, 사랑이 관계가 되고, 사랑이 양육이 되어가는 이 시대”에서 사랑을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이 둘이 보여주는 사랑의 시간들은 일상적이지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응원한다. 이런 시대에서도 온전히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멋있고, 다른 이들에게 귀감이 되니까.
3.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막상 닥치지 않으면 모르는 그런 일들이 있다. 대단한 삶의 진리나 원칙들을 깨우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때론 그 순간을 경험하고 배워가는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