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0.

생각지도 못한 소재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정치, 사회문제, 영화, 패션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소재들을 엮어 하나의 글을 만든다. 마치 여러 나라의 재료를 섞은 요리 같다고 할까. <그녀>, <파이이야기> ,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많이 인용되어서 좋았다.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해주어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지만, 그것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영역으로 확장시켜주는 생각의 전환이 더 좋았다.

 

1.

예전에 한 교수님께서 내게 소제목을 적극 활용하라는 점과 글을 쉽게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신 적이 있다. 당시에는 내 글이 어렵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소제목을 쓴다는 것이 꽤나 민망하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교수님의 조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좋은 글은 지식이 많은 글이 아니라 독자가 읽기 쉬운 글이자,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용의 힌트를 주는 소제목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자, 글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인지도 느꼈다. 참 재미있는 책이다.

 

2.

이 책의 다양한 부분을 좋아하지만,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여덟 단어>라는 책이 있다. 인문교양을 다루고 있다는 점과 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영역을 엮으려고 하는 서술방식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여덟 단어>는 많이 닮아있다. 뭐 그런 점이 두 책 모두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으니 나는 좋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전에 몇 가지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이 일들을 하고 난후 다시 읽으면 더 풍요로운 책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 영국에서 마마이트(Marmite) 먹기

- <만들어진 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타워> 읽기

- 책에 나온 몇 가지 노래 들어보기

등등

 

3.

사람들은 지식을 많이 쌓은 사람이 자연스레 지혜로운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식을 많이 쌓기만 한 사람은 꼰대가 될 확률이 더 높다. 지식은 자칫 지혜로 이어지는 통로를 가로막는 벽이 되고 한다. 그것이 지식의 저주다. 지식과 지혜는 트랙이 좀 다른데, 그 다른 궤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태도가 유연성이다. …… 내 한줌 지식을 이리저리 연결해 보면서 나는 교양이 아닌 유연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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