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묘르신
SOON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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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차 집사와 반려묘 미유, 앵두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우리집 묘르신>이 책으로 나왔다. <탐묘인간>의 작가 Soon의 작품이다. ‘묘르신, 묘르신’ 처음에 어색하지만 입에 붙는 단어이다. “고양이 묘(描) + 어르신 = 묘르신” 미유는 16살이고, 앵두는 15살인데 사람의 나이로 치자면 벌써 일흔이 넘은 고양이 어르신이다. 고양이 수명이 20살까지라는데, 20살이면 인간 아기가 탄생해서 초, 중,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에 입학할 나이이다. 그래서인지 집사들 사이에서 ‘대학 보내기’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5년차 집사인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나도 우리 꼬꼬를 ‘대학’ 보낼 때까지 함께 있고 싶다. 나도 반백살이 되어가는 시간..
나는 꼬꼬가 불리불안이 있나 걱정했는데, 미유와 앵두의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내가 화장실에서 볼 일볼 때 꼬꼬는 꼭 문 앞에서 처량하게 운다. 부들부들 손을 떨며 살짝 문을 열고 무릎을 탁탁치면 잽싸게 들어와 허벅지 위에 앉는다. 때론 변기 뒤로 올라가 앞발로 내 등을 툭툭치며 장난을 친다. 잠시 외출하면 창문을 넘어 꼬꼬가 우는 소리가 밖까지 들린다. 내가 꼭 자신의 시야 안에 있어야 한다. 난 자유의 몸이 아니다ㅋㅋㅋ
작가님이 자는 사이 바퀴벌레 선물을 준비한 미유와 앵두, 약 먹이려는 건 기막히게 알고 도망치는 모습, 영리함을 서랍 열거나 미닫이 문을 여는 데 쓰는 모습, 바닥에 앉아 있으면 달려와 누워 있는 모습 등등 하나 하나 공감이 됐다. 아프지 말고, 늙지 말고 이 모습 그대로 함께 살았으면 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지금 이 시간~~ 꼬꼬, 내 뒤에서 잘 자다가 갑자기 온기가 그리웠는지 무릎 위에 놓여 있는 노트북을 밀치고 누워서 골골대며 머리를 처박고 잔다. 돼지고양이가…. 가끔 꼬꼬가 코고는 소리, 골골대는 소리를 휴대폰으로 녹음하면 소리가 잡히지 않는다. 조금씩 소리가 다른데 녹음이 안돼다니….. 내 몸은 꼬꼬의 방석이고, 전기 장판이다. 옆으로 누워도, 엎드려도 어떻게든 몸 위로 올라와 자리 잡고 잔다. 꼬꼬의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지만, 그림으로 남기신 작가님이 부러워진다. 단편적인 사진이 아니라 미유와 앵두의 생활상과 추억이 진하게 담겨 있으니까.
집사라면 모두 미소 지으며 공감할 소중한 이야기 ‘우리집 묘르신’. 이 책을 읽으며 우리집 묘르신 이야기를 엮어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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