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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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문학계의 노벨상’ 2018년 국제 안데르센 상 수상에 빛나는 가도노 에이코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 작가입니다.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는 한국에서 선보이는 가도노 에이코의 에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 작은 책 한 권에서 저자의 일상을 만나게 됩니다. 동화작가 치곤 연세가 좀 많다 싶지만 그녀의 일상에는 무궁무진한 끼가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두는 구둑구둑하고 웃습니다.

모자는 써라 써라 웃습니다.

나는 재미있다고 웃습니다.

-가도노 에이코   

 

풍족하지 못한 시절을 경험해서 그런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해요라고 고백하는 가도노 에이코, 우연찮게 발견한 공통점 같아서 더욱 친근감이 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순간순간의 흔적이 묻어있는 물건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 뭐 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손 때 묻은 물건들에는 크고 작은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져 저 또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답니다. 책을 좋아해서 방구석을 차지한 책장 위에는 먼지가 수북하게 앉는 걸 보면서도 제 마음이 그쪽으로 향하는 걸 어쩔 수 없었다고 얼버무리곤 합니다. 나이는 먹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늙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에이코 할머니가 깨끗한 동심을 움직였듯 겉모습은 후패하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맑고 순수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이 욕심일까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낙서를 좋아했다는 저자 에이코 할머니, 끊임없이 펼쳐지는 그녀의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 가 끝이란 말일까 궁금해집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어디에든 끄적이는 버릇이 있다고 고백하는 그녀의 입가에 앉은 미소야말로 들길에서 발견한 소담한 꽃송이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특별한 구상 없이 나무, 하늘, 시냇물, 작은 집을 손가는 대로 쓱쓱 그려 넣은 벽화는 여기가 판타지의 입구입니다라고 속삭이는 듯 하다. -24

    

1935년 도쿄에서 출생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전쟁과 종전을 경험했다고.

대학 졸업 후

결혼 후 얼마 안 있어 브라질로 이민, 2년을 지냈다.

현재 여든두 살 동심을 그리는 에이코 할머니의 삶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백발의 에이코 할머니의 알록달록한 안경은 패션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사탕 같은 귀여운 반지에 큼직한 목걸이를 걸친 에이코 할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에이코 할머니의 코디법이라고 소개합니다.

   

 

매일매일이 변화 없는 일상 같지만 디테일이 다른 것이겠죠? 에이코 할머니의 일상 속 산책, 쇼핑 그리고 끄적이는 습관은 또 다른 창작을 위한 베이스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의 일상은 규칙적이며 평범하지만 다른 동년의 어른들과는 조금 다른 차이가 있다면 그림을 끄적이고 글을 끄적이며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침침하다고 책을 멀리하는 보통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확연하게 다른 점이랄 수 있었습니다. 노년을 준비하는 시기에 접한 나, 앞으로 에이코 할머니처럼 글도 쓰고 책을 읽으며 사색도 하며 정신적으로 도태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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