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꿈꾼 독립운동가, 여운형
정란희 지음, 김도연 그림 / 현암주니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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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꿈꾼 독립운동가, 여운형>

학교 도서관의 역사서가를 보면 위인, 특히 독립운동가 중 김구나 안중근, 유관순, 안창호에 대한 책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서사가 중복되고 어떤 아이들은 그냥 뻔한 스토리 (단군신화- 곰과호랑이, 마늘과 쑥/ 임진왜란-이순신이 떠오르듯이)라 생각하는 진부하고 고루하고 단순한 사건이라 여기기 쉬운 것 같다.

얼마 전 열린 제 45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조명상, 미술상 등 4관왕을 휩쓴 영화 <파묘>의 유튜브 에 이런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역사영화가 다 거기서 거기 같을거라는 예상을 뒤엎은 획기적인 장르와 시각이다."

'우리나라 위인전, 독립운동가, 우리의 이야기를 더 발굴하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되지 않을까.' 와 같은 생각을 하던 중 현암주니어에서 몽양 여운형 선생에 대한 그림책을 펴냈다.

아주 어렵지 않으면서 아주 단순하지도 않은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이 잘 짜여진 그림에 일단 눈이 갔고 그림책에서 거의 보지 못한 해방 후 정국의 상황(무엇때문인지 이때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다룬 책들이 넘 희귀하다는)을 잘 묘사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복잡할 법한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데는 그림의 힘도 큰 듯 하다.

몽양기념관(@mongyang_memorial )에 가서 그의 생애에 대해 더 알아보기로 했다. 여운형 선생이 태어난 양평 신원리에 기념관이 있었다. 경의전철 신원역에서 300미터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야했다. 조용하고 외진 공간에 위치한 전시관이었지만 구성이 매우 알찼고 안내도 친절했다. 지하 1층 전시관을 관람하고 1층으로 올라가니 '영회암'이라는 현판이 달린 생가가 바로 보였다. 아이들은 눈이 소복이 쌓인 네모난 구조의 집에서 눈과 고드름을 가지고 놀기 정신없었다.

지금 너무나 당연하게 분단국가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책없는 회의주의나 낙관주의에 찌들어 살고 있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는 왜 아이가 몸담고 있는 지금의 세계, 이 상황이 생겨났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역사교육이 중요한 것.

같이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지 않아도 늘 '인간답게 사는 것' 또는 '이 상황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인지 아이 학원선생님으로부터 '아이와 뉴스를 보거나 이런 쪽 교육을 따로 시키시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아이가 질문을 하면 나는 쭉 그것의 역사를 거꾸로 훑을수밖에 없는데 그게 아이 머릿속에는 나름 정리가 되고있었나보다. 역시 갑자기 되는 건 없다. 매일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차곡차곡 성실하게 생각하기의 힘이 아닌가.

이외에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면서도 다양한 인물을 조명하는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요즘 역사적으로 평가가 끝나지 않은, 현존하는 인물들에 대한 전기나 만화가 쏟아져나와서 개인적으로 우려와 경계를 놓지 못하고 있다. 뭐가 그리 급할까싶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관심을 더 쏟으면 좋겠고 좀 자중했으면 좋겠다.

📘 정란희 글 l 김도연 그림 l <통일을 꿈꾼 독립운동가, 여운형> l 현암주니어

* 이 책은 현암주니어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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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 2025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 선정도서
앙드레 풀랭 지음, 소피 카슨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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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은 그림책 <열세 번째 아기 돼지>와 <달을 묻다>로 알려진 앙드레 풀랭의 다음 그림책이다.

제목폰트의 강렬함이 시선을 끄는데, 제목 다음으로는 색상에 눈이 갔다. 선명한 레몬옐로우를 눌러주는 억압의 힘이 느껴졌다. 실크스크린 같아보이는 기법이 책과 잘 어울렸다.

이 그림책은 마르틴 니묄러 목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라는 시를 재구성하여 시각적으로 우리가 불의를 목격하고 어떤 식으로 생각을 구성하는지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하면서 자기행동의 당위성을 찾는것, '할아버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들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았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 같아' 등의 표현은 그 변명을 뒷받침해준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 강 작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묵과하지 않고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지점을 명확히 했다. '그들'이 대중을 이미지전시의 세계와 현실과 개연성없는 판타지적 세계로 초대하며 관심을 돌리는동안, 작가는 현실을 기록했다.

배제와 혐오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언제부터 평화를 가르치고 바르게 키울까 고민한다면 어른들부터 어딘가로 도피하지 않고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불행은 우리가 좋은 성적, 스펙을 받느라 남을 돕지 못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외면하는데 익숙하게 만든 경제성장의 신화와 교육열풍으로 시작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 이 도서는 후기를 작성하는 대가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좋은 그림책을 협찬해주신 한울림어린이에 감사드립니다.

📘 앙드레 풀랭 글 l 소피 카슨 그림 l 라미파 옮김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l 한울림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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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없는 수영장 사계절 1318 문고 147
김선정 지음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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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소설을 읽을 때 비문학보다 힘을 더 들여 읽는다. 성향 때문인지, 청소년기에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인지 가상의 설정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마음껏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늘 소설을 읽을 때면 펼치기 전부터 긴장부터 하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른 경험을 했다. 분명 내지에 그림이 없는데 동선을 눈으로 따라가보고 기현의 옆에서 내가 마치 조력자라도 된 듯 몰입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쉽게 흘려보낸 시간들 속 어떤 사건은 누군가는 기억하고 마음아파하며 이야기로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 방식이 문학의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예술작품으로 남기든지간에 그 이야기는 독자에게 너무 바쁘게 사느라 잊어버린 그것을 다시금 찬찬히 살펴보라고 다정히 손짓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독자를 그 시간으로 어렵지 않게 인도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득 소설이 사회의 해부학과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계속 해도 되나'하는 윤리적 딜레마에 부딪칠 때 '먹고살기 힘들어서'라는 이유로 지속하거나 넘긴적이 있던가, 혹은 아등바등 사느라 무뎌지고 있는 우리를 어린이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학교에서 배운것과 다른 행동을 계속하며 실망을 주는 어른들을 어린이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이 소설을 읽으며 현 사장의 후안무치함에 함께 분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봉수 선생님의 결심이, 이명호의 선택이 독자의 마음에 들어와 누군가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소설은 우리가 당연한듯 배제하고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 순간 영혼을 저세상으로 보낸 듯 움직였다. 현장에선 무감각한 이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오래 일할 수 있었다."
-<물 없는 수영장> 154쪽

🥼
찜통같은 날씨에 목덜미를 시원하게 만들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정성들여 쓴 서평이 다 날아가서 넋을 놓고 있다가 다시 쓰기로 결심하는데는 소설책의 재미가 한 몫했다는. 😁 청소년소설로만 한정되게 분류된 것이 아깝다. 성인이 읽기에도 재미있고 묵직한 무언가가 있는 좋은 이야기.

📘 김선정 지음 l <물 없는 수영장> l 사계절
📚 추천연령: 13-18세와 그 이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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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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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만나는 모든 사람이 읽어봐야 할 내용.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일것 같네요.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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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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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정해진 날짜까지 읽어나가기가 벅찼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기억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많아 한 장 한 장을 쉽게 읽고 넘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내용을 포스트잇에 정리하며 혼자 끙끙앓던 고민들에 대한 답이 나온 것 같았고, 밤산책 중 마주쳤던 블루라이트에 안구와 영혼을 의탁한 듯 보였던 초등저학년 친구들의 잔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 불안세대 >의 부제는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이다. 우리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은 아는 것 같다. 아니, 모르나? 아니면 나처럼 동조현상에 '어쩔 수 없지'하며 굴종하는 부모들이 더 많을까.

일을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연락 용도로 폰을 쥐어주었지만 안심되지 않는다. 아이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을 때 대화가 아니라 내복차림의 동영상을 찍고 내 아이 얼굴을 유튜브에 올리진 않을까 고심해본 적 있는 부모라면,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경험과 말이 아닌 동영상이나 게임 등 이미지의 교환 수준에서 시간을 보내고 말없이 헤어지는것이 염려되는 부모라면, 아니, 모든 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SKY로 가는 법 따위의 책을 읽을게 아니라)

저자의 말대로 아이에게 휴대폰을 주었던 주지않았던 상관없이 부모와 아이, 두 세대를 아우르는 커다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상관이 없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영상을 켜 놓은채 잠드는 어르신, 자다가 깨서 다시 잠드는 게 아니라 휴대폰을 켜서 스크롤하느라 밤을 꼴딱 새는 학부모, 그림책 읽어달라는 영유아를 옆에 두고 인스타쇼핑이나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외면하는 부모, 그런 엄마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는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대부분의 업무가 카톡과 메일(휴대폰), 인스타로 이루어지지만 아이의 눈에는 사정이야 어떻든 부모가 그저 '휴대폰을 하루종일 들고 넋을 놓고 보고 있는 것' 으로 보일 뿐이다. 그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이의 눈에는 부모나 어른들의 욕망의 대상이 저 작은 휴대폰스크린 안에 들어있으므로 다른 꿈을 꾸거나 세상을 바라보기보다 '나도 저것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되는 것. 여기에는 육아트렌드도 (#경험차단제 인 안전지상주의 육아나 '격의나 위계없이 친구같은 부모되기') 한몫한다.

정신분석에서 다루는 '장소의 권위'나 '금지'의 개념도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157쪽에서 '아이는 생물학적 성숙만을 통해서는 문화적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어른으로 변신할 수 없다'는 문장을 빌려온다. 2024년을 관통하는 청소년의 문제를 압축했다.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통해 생물학적 성숙을 강요받고 환타지를 가진다. 그에비해 성숙한 어른의 이미지, 문화적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성인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자리를 사교육 선생을 우상화하는 프로그램이 채우고 있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저급함이 유쾌하고 재미있고 솔직하다는 이유로 환영받는다. 여섯 살 어린이도, 다 큰 성인도 함께 본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걸까.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걸까. 가슴이 답답하다면 끝까지 읽어보시길. 읽고나서 넷플릭스의 <소셜딜레마> 시청도 보시기를 권한다. 본문에 언급한 구글의 윤리학자인 트리스탄 해리스도 나온다. SNS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소아청소년을 어떻게 조종하고 그 해악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추신. 아이들 밥 먹이기 힘들다지만, 난 아이들에게 밥을 먹으라고 동영상을 틀어준 적이 없다. 먹이는게 어렵다는건 안다. 다만 아이도 밥을 먹는건지, 영상에 혼이 나간건지 '먹는 감각' 정도는 식사시간에 스스로 느끼는 것도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달라고 조르기도 전에 넙적 업드려 바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본 도서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조너선하이트 지음 l 이충호 옮김 l <불안세대> l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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