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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클래식공부 -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클래식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1·1·1 시리즈
이상인 지음 / 글담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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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첫인상은 왠지 좀 어렵고 따분한 장르라 생각되기 쉽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클래식은 꽤 많이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커피음료 중 하나인 칸타타나 차종 중 하나인 소나타처럼 클래식 용어가 쓰이기도 하고, 블랙핑크의 <Shut down>,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등의 대중가요 샘플링이나 유튜브 채널, 영화 속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또 소녀의 기도, 엘리제를 위하여, 6개의 독일 무곡 중 1번 등은 학교 종소리로 친숙하게 들을 수 있고, 야구장에 가면 응원가로도 쓰이는데요.


이번에 나온 <1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클래식공부>는 어렵거나 학교 공부 또는 시험보기 위해 배우는 클래식이 아닌, ‘아! 클래식에도 이런 재미가 있구나’, ‘결코 졸립고 지루한 장르가 아니구나’를 몸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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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클래식 입문에서는 실제 우리가 클래식 공연장을 갈 때 알고 있으면 공연의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팸플릿 보는 방법부터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 등의 공연장 매너, 오케스트라 악기의 배치의 기준, 소나타, 교향곡, 변주곡 등에 대한 정보가 실려있어요.


또 계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작품 번호는 어떻게 매겨지고 현악기의 종류와 특징은 무엇인지, 오케스트라 맨 뒤쪽에 배치되어 있는 타악기와 연주자들에 대한 이야기 등은 2장 클래식 기초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클래식 역사 이야기3을 통해 들을 수 있지요.


제가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은 클래식의 음악가들과 뒷이야기가 실린 45이었습니다.


하이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장학퀴즈의 도입부 트럼펫 협주곡인데요, 그의 또 다른 작품 중 <고별 교향곡>의 탄생 일화를 알고 난 후 웃음짓게 만드는 연주 장면 속 퍼포먼스를 보니 하이든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었죠.


바이올린 선율이 정말 멋진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작곡한 악마의 아들이라고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파란만장했던 젊은 시절을 뒤로하고 말년에 가톨릭 사제가 된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시대의 BTS급 인기가 있었던 이들의 삶을 좀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독재 정권에 항거하고 사회적 약자도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일 연습한 이유가, “실력이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했다”는 그의 일화에서는 정말 가슴 뭉클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그가 처한 상황과 심정을 담고 있는 듯한 <새들의 노래>는 제가 들었던 크리스마스 캐럴 중 가장 슬펐던 곡이기도 했지요.





이 외에도 책 사이사이 삽입된 ‘인터미션’을 통해 클래식 공연을 고르는 팁이나 클래식 음악을 쉽게 즐기는 법, 역사 속에 묻힌 여성 음악가들, 한국 음악가들이 콩쿠르에 왜 강한지 등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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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클래식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생각났던 것이 제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입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보여주셨던 발레, 교향곡을 비롯해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가 함께 했던 <3테너 콘서트> 공연, 음악회, 뮤지컬, 지금까지도 흥얼거리게 만든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웠던 <! 솔레미오> .


그 덕분에 여고시절 자연스레 접했던 클래식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다가왔고, 집에서 책을 읽거나 아이가 공부할 때 클래식을 틀어놓기도 하고 아이가 기타를 배우면서 알게 된 음악가나 클래식 곡들에 대해 얘기도 나누곤 하지요.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익숙한 클래식을 좀더 풍성하게 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같습니다. 한 개의 주제에 대해 1~2장 정도의 길지 않은 분량의 내용으로 담겨있어 쉽고 지루하지 않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클래식의 기초부터 클래식의 뒷이야기까지 두루두루 담겨있어요.


저자분의 편한 말투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친절하게 삽입된 QR코드는 클래식 입문자를 포함한많은 대중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창구가 되어주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평소 클래식이 어렵게만 느껴지신다면 혹은 클래식에 좀더 다가가고 싶으시다면 책 속 클래식 곡들을 들으면서, 그 즐거움을 맛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클래식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책 표지 문구가 와 닿으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면 그 동안 우리가 갖고 있었던 클래식의 편견들도 지워줄 수 있고 클래식의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이 될 것 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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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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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1일 정오무렵.

일본 간토지역에 진도 7.9의 강진이 발생한다.

그 여파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도쿄의 44%가 소실될 정도로 괴멸 상태가 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인이 방화하고 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라는 유언비어가 조직적이고 빠르게 퍼지고,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후

조선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학살이 이뤄진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한 이진미 작가의 <백년을 건너온 약속>은 이 간토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백년... 그리고 약속...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또 저자는 린과 정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전하려 했을까.

 

주인공 린은 어느 날 할머니의 부고를 전해 듣는다.

죽은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던 엄마는 한 때 시어머니께 린을 맡겨야만 했다.

린을 ‘니나 짱’이라 다정히 불러 주셨던 늘 그리웠던 할머니.

린은 장례식장에서 할머니가 손녀에게 남긴 편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유품을 다 정리하겠다는 엄마의 말에 할머니 집에 몰래 찾아가 할머니가 쓰신 알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찬 수첩과 자물쇠로 잠긴 불단을 가져오게 된다.

 

나는 당신을 찾기 위해 살아왔고, 당신을 지우지 못해 죽어 갑니다.

당신과 한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

-1960년 9월 3일, 히데코-

 

이처럼 수첩에 담긴 미스터리한 내용을 풀기 위해 불단을 열게 되는데, 그 안에 담긴 만년필의 펜촉을 만지는 순간 린과 하루는 불단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2023년의 세상에 살고 있는 소녀 린이 1923년 정필이가 살았던 세상으로 들어가 펼쳐지는 형식이다 타임슬립, 자칫 진부한 전개라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간토대학살이 있었던 그 때로부터 정확히 100년이 흐른 지금, 소설은 이 타임슬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그 과거를 꼭 기억해야 함을 말해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또한 이 책의 큰 가지는 과거 정필이와 정필이가 도와주려 했던 아이 히데코를 중심으로 학살이 이뤄졌던 과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린과 히데코의 못다 이룬 약속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들에게 묵직한 숙제와 메시지도 동시에 던져주는 듯 했다.

 


 

지진으로 인한 공포와 고통, 굶주림, 두려움에 들끊는 성난 군중들의 시선을 정부와 천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거짓 선동과 더불어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조직된 자경단을 이용해 어린아이부터 임산부, 노인, 청년 할 것 없이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묶고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대학살 사건.

 

그저 빼앗긴 땅에서 굶어 죽을 수 없어 일자리를 찾아 일본행을 택했던 조선 사람들, 그들 대부분은 기회를 찾아 정착한 새로운 땅에서 차별과 모멸과 멸시를 받았던 그저 가난한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위) 천안 1923역사관 (아래) 일본 시민단체 '호센카' 의 니시자키 마사오 이사 
 

 

40여년 동안 간토대학살 관련 증언과 기록을 수집하고 2009년 추모비를 건립한 일본 시민단체 호센카(봉선화)와 니시자키 마사오학살 희생자를 언급한 당시 일본 정부의 문서를 공개하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는 야마모토 스미코이 책의 모티브가 되었던 일본 지역 축제인 ‘봄의 평화제’ 에서 간토대지진을 주제로 낭독극을 한 일본인 고등학생들어린이들의 작문에서 학살 증거를 발견한 중학교 교사 출신 고토 슈천안 병천면 중턱에 학살의 참혹함을 알리고 일본정부의 증거인멸과 진실규명에 앞장서기 위해 세워진 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과 김종수 관장 등.

 

지금도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정부 그리고 혐한과 왜곡된 역사를 부추기고 있는 일본 우익 단체들에 맞서 긴시간 묵묵히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많은 조선인을 추모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이처럼 수많은 고마운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죽은 자의 권리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산 자들의 인권도 지켜주지 않는다.”

 

거의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또는 과거를 덮고 미래로 나아가자고만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연대기억이 아닌가 싶다.

 

런 의미에서 <백년을 건너온 약속>은 우리 아이들에게 참혹한 실상을 기억하게 하고,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게 하고, 깨우치게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문학작품이 될 것 같다.

 

소설 속 히데코 할머니와 그의 딸 스미코 할머니가 미처 전하지 못한 1923년 정필 씨가 동생을 위해 부탁했던 생일 선물은 2023년 마에다 린을 통해 100년만에 이뤄졌다.

 

그런데 앞으로 과거의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의 과거 진상을 규명하고 일본이 반성하고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비록 그것인 언제일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조선인 학살이라는 아픈 역사의 사실이 은폐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조사와 책임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점점 흐려져 가는 역사를 꼭 기억하며, 역사를 올바르게 세우며 진실을 밝히려는 많은 분들의 분투와 노력을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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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최덕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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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南京大屠殺)

중일 전쟁 때 중국 국민당 수도인 난징을 점령한 일본이

군대를 동원해 중국인을 무차별 강간하고 학살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약 30만명의 중국인들이 학살되었다.

1937 12 13일부터 1938 2월까지

6주간에 걸쳐 이뤄졌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이를 난징대도살이라고도 부르며,

일본에서는 난징 사건으로,

서구권에서는 아시아 홀로코스트라고도 한다.

유대인 학살, 원폭 투하와 함께

2차 세계 대전의 3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사에 무지했던 내가 처음 난징대학살을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잠시 언급된 내용을 통해 그때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느낀 정도였다. 

이 후 tvN <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살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함과 마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군 병사로 참전했던 실존 인물 ‘아즈마 시로’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각색해 만든 최현덕 작가의 <뚜이부치_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이 책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로까지 이어지는 역사 이야기를 좀더 깊게 들여다 보게 되었다.



책은 난징대학살에 참전했던 일본군인 아즈마 시로가 훗날 노인이 되어 난징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대학살이 있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살인과 방화, 약탈과 강간이 전쟁의 사기를 올릴 수 있다는 일본군은 전쟁포로부터 민간인까지 가리지 않고 잔혹하고 무자비하게 학살한다. 또한 성병을 막고 군의 사기를 올린다는 명목 하에 한국, 중국, 필리핀 등지의 여성들을 거짓과 납치로 동원해 일본군 ‘위안부’를 만든다. 

총검술 또는 100인 참수 경쟁 일명 목베기 시합 등의 대상이 된 민간인들.

무고한 학살의 실상을 알게 된 아즈마 시로는 위안부에서 만난 한 중국 여자를 난징 국제 안전 구역에 데려다 주기 위해 애쓰지만 실패하고 그 역시 학살 가해자 중 한명이 된다.



그림으로 만난 가슴 아픈 역사 이야기는 실제 사진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당시의 잔혹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흑백으로 되어 있지만, 희생자들이 흘린 피는 붉은 색으로 표현되었다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흘린 핏빛으로 물든 양쯔강과 그 강 하늘에 뜬 달마저 붉은 색으로 물든 장면은 학살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자 대사관 건물과 난징 대학 건물 등을 활용해 난징 국제 안전 구역을 만들어 25만명의 중국인을 지켜내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에게는 잊지 못할 영웅인 욘 라베(John HD. Rabe)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나치당 당원으로 독일의 패전 후 전쟁 범죄자라는 오명을 받아 비참한 말년을 맞이했지만, 그를 잊지 못한 난징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근근이 버티다 사망했고, 훗날 그의 묘비는 난징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2009년 난징대학살 당시 욘 라베의 행적을 담은 영화 「John Rabe」가 만들어졌고, 우리 나라에서도 2014년에 개봉되기도 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



저자가 책을 펴 내며 참고한 영상 중 하나인 ‘MBC 창사 특집 다큐 세계를 뒤흔든 순간_난징대학살’ 3부작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보기도 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인물인 1997년 최초로 영어로 된 난징대학살을 고발한 <난징의 강간(Rape of Nanking)>을 펴낸 저자 아이리스 장(장춘루). 

그녀는 부모로부터 어릴 적부터 난징대학살에 대해 들었지만, 그 실상을 알리는 사진전을 통해 큰 충격을 받고 직접 난징으로 가 학살에 관련된 많은 자료를 수집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책을 펴내 세계적으로 일본의 만행을 알린 인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본 우익단체로부터 협박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2004 36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난징대학살 50주년 기념일인 1987 12 13일 종전 후 처음으로 난징을 방문, 난징대학살 기념관에서 무릎을 꿇고 학살 사건에 대해 사과했던 아즈마 시로, 25만명의 중국인을 보호하고 나치당원임을 알리는 완장을 무기삼아 일본군의 만행을 저지한 욘 라베 그리고 난징대학살 피해자의 후손으로 해외에 그 실상을 알렸던 아이리스 장.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모두 난징에서의 학살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가해자 일본군과 피해자 중국인 만을 다루는 것보다 일제의 집단 학살과 폭력에 저항하며 몸부림치지만 결국 굴복하고 마는 아즈마 시로의 이야기를 통해 인류애라는 희망마저 짓밟는 전쟁의 잔학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또 거대한 힘 앞에 굴복했지만, 자신의 잘못 용기 내어 고백한 이즈마 시로의 모습을 통해 모든 ‘일본인’이 전쟁 가해자로서 기억을 잊고 사는 단일한 존재가 아님을 드러내고자 했다.

- <뚜이부치>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전쟁과 학살, 연대와 행동 등 많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내가 찾은 답은 기억이다. 

‘진실의 반대는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다. 역사는 기억하는 것이다’ 라며 베를린 한폭판에 세워진 유대인 희생자 홀로코스트 추모비를 비추던 다큐멘터리 영상이 떠오른다.


 

전쟁 중에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대학살은 일어나지 않았고, 증언과 책에 나온 내용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 주장하는 우익 단체들과 여전히 과거 제국주의 시절 그들이 행한 만행에 대해 왜곡된 역사 교육을 하는 일본. 

우리는 그들 앞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으로부터 기억하게 하고, 감추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끄집어 내어 역사의 오류 앞에 경종을 울리고 지혜와 교훈을 습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부담감 없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우리와 너무나 닮아 있는 과거 역사와 오버랩 되며,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이렇게...라는 탄식과 분노가 절로 나오는 그들의 잔혹함에 책을 덮을 때에는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아픈 역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라며 던져진 묵직한 숙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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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 엄마는 잘 모르는 사춘기 아들의 몸 마음 변화와 학교생활, 공부까지
이진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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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엄마 키보다 훨씬 커버린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학교 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그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참 낯설게 느껴졌어요. 그 시기가 딱 중학교에 입학 하면서부터인 것 같은데요.

‘내가 알아서 할꺼야~’를 유행어 마냥 외치기도 하고, 친구와 평범한 카톡 대화를 하는 것 같은데 부모가 보지 못하게 손으로 가린다던가, 부쩍 짜증을 자주 내고, 부모의 말에 귀찮아하고, 늦은 시간인데도 나가고 싶어하는 등 초등학교 때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이는 아이.

 

아, 드디어! 말로만 듣던 ‘사춘기’가 저희 아들에게도 찾아온 것인데요.

이 시기를 자칫 잘못 보내면 부모와 자녀 사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는 말도 있고, 올해 들어 소소한 갈등들도 생겨나고 있어서 남편과 저는 아이의 사춘기가 좀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이 책을 받아보았을 때 책 제목과 부제가 정말 마음에 콕 와 닿았습니다.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부모가 이해하는 깊이만큼

아들과의 거리는

가까워진다.

 

어떻게 하면 사춘기라는 거대한 산을 가족 모두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요.

마냥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닌 21년차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중학생 아들을 둔 저자의 생생한 ‘사춘기 아들 육아 솔루션’을 통해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해보고자 책을 펼쳤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아이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어린 시절과는 다른 점이에요. 사춘기의 뇌는 발달 과정에서 이성을 주관하는 전두엽보다는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로 주도권을 넘겨주거든요. 다시 말해자기 마음조차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기 힘든 아들은 언제든 활화산처럼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p.9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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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씩 유튜브 채널 <최민준의 아들TV>을 보면서, 딸과는 또다른 남자 아이들만이 가진 특성을 접하며 그에 맞는 화법이나 태도에 대해 배우곤 하는데요.

 

1에서는 사춘기 아들에게서 보이는 신체적 변화, 뇌의 특징과 발달, 또래집단 그리고 사춘기 아들을 키우며 마주하게 되는 갑작스러운 일들에 대해 말해주고 있어요.

 

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면은 ‘친구’라는 페르소나에요. 자신의 마음을 또래 집단에 집중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들과의 관계를 보다 긍정적으로 맺고 싶다면 아들이 또래 집단을 어떻게 느끼고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p.59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1장 ‘사춘기 아들 살펴보기’ 중에서-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가 꼭 지켜야 할 5가지 원칙에 대해 나와있는 2에서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없기도 하거니와 평소 남편과 자주 고민하고 얘기 나눴던 부분이라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요.

 

부모도 아이를 키우면서 분명한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아빠는 그리고 엄마는 사춘기 아들에게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어려웠던 ‘부모의 말그릇’에 대해 다시금 반성하고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생각하고 행동해.”

사춘기 아들 부모가 아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줘야 하는 문장이에요. 10대들이 할 수 있는 잘못된 일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끝까지 상기시켜주는 것이 필요해요.

-p.92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2장 ‘사춘기 아들 부모가 꼭 지켜야할 5가지 원칙’ 중에서-

 

 


책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3에서는 학교에서의 생활과 학폭문제, 부모,친구,교사와의 관계를 비롯해 공부, 성교육, 게임과 스마트폰 등 사춘기 아들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도 지금 사춘기 아들이 한창 이성에 눈을 뜰 나이기도 하고,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성교육과 스마트폰에 대해 특히 더 신경 쓰고 있는데요.

 

혹 이성교제를 하게 되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나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 거절을 당했을 때 또는 부득이하게 거절을 해야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등을 아들에게 평상시에 얘기해주고 있고, 온라인 상에서 오가는 친구들의 대화에서 험담하거나 비난하거나 욕설은 삼가하라고 주의를 계속 주고 있어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책에 나와 있는 지루한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어릴 때부터 몸에 밸 수 있도록 부모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사춘기 아들이 친구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자기 일에 몰두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초중고를 통틀어서 중학교 시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들이 자칫 엉뚱한 길로 빠질 위험이 가장 큰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p.159 『아들의 사춘기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3장 ‘사춘기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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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은 아무일 없이 평온하게 키운다는 뜻이 아니라, 다가오는 예상치 못한 일을 슬기롭게 파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라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변화를 이해하고 부모도 그에 맞게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잔소리로 중무장한 채 아이 앞에서 감정이 늘 앞서는 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했고, 아이를 믿고, 지지해주고, 조언과 격려해주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혹시 저처럼 사춘기 아들을 키우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고민이 있으시거나 곧 사춘기를 맞게 되는 아이가 있으시다면 이 책을 통해 부모가 가야할 길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어! 이거 우리 집 얘긴데’ 하고 공감도 되고, 막연한 불안감과 걱정을 걷어내고, 관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이 책을, 많은 부모님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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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IT공부 1·1·1 시리즈
류한석 지음 / 글담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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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가 사는 지역 구청에서는 지역주민대상으로 한 AI융합 교육을 실시했어요.

총 6차시에 걸친 이 교육은, 블록코딩을 이용한 인공지능 선풍기, 로봇, 신호등 만들기를 비롯해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ChatGPT에 대한 원리도 배우고 활용해 보는 수업이었는데요.

DOS를 거쳐 윈도우 세대였던 제가, 그야말로 급변하고 있는 IT 환경에 도태되지 않고, 청소년인 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는 되어야 할 것 같아 용기 내어 신청해 배워 보았지요.

 

개발자 출신의 플랫폼 전문가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이렇게 저처럼 변화하는 IT 환경에 낯설어 하는 많은 성인 또는 청소년들이 IT의 기본개념을 알고, 다양한 IT기술들도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 읽어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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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중.고등 교과서 속 필수 개념부터 최신 뉴스와 신문에서 뽑은 총 100개의 IT 단어를 5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요.

 

먼저 제1장에서는 IT 개념과 디지털, 비트와 바이트, 플랫폼, RFID와 NFC 등과 같은 25개의 하드웨어에 대한 개념이 나옵니다. 이 중에서 아주 오래전 제가 컴퓨터활용시험을 볼 때 접했던 익숙한 용어도 나왔고, 실제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인 RFID와 NFC가 무엇인지, 이 둘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지요.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와 컴퓨터에 수행할 작업을 지시하는 명령어의 모음인 프로그래밍에 대해 나온 2에서는 23개의 개념이 실려있어요.

현재 중1 저희 아이가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고 한때는 라즈베리파이로 미니 컴퓨터도 만들고, 아두이노를 통해 전자장비도 만들어 보았는데요. 저도 어깨너머로 본 것들이 많아 그런지 이번 파트가 특히 눈에 더 들어왔어요.

 

3에서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OTT, e-스포츠 등과 같은 IT 비즈니스부터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거래 IT 기업을 뜻하는 빅테크의 명과 암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이 장은 뉴스를 통해 이미 들어본 익숙한 단어들이 많았는데요. 현재 IT 기술의 발전으로 꽃피우고 있는 산업분야를 통해 앞으로는 어떤 산업이 새로 생겨날지도 예측해 보기도 하고, 시장 지배력이 큰 빅테크 회사들의 성장 이면에 볼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깊이 들여다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4에서는 인터넷과 보안에 대한 19개의 개념을, 5에서는 18개의 최신 IT와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들을 볼 수 있는데요.

참고로 서울교육청에서 펴낸 2023/26 ‘서울교육 중기발전계획’ 자료를 보면 실천과제 중 하나가 바로 인공지능(AI) 기반 창의융합교육의 활성화입니다. 또한 교육부 장관이 고시하는 미래 신산업 분야를 보면 5장에 나와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포함되어 있지요.

이렇듯 우리 청소년들이 앞으로의 학교 교육 및 진로와 연계해서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유용한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어 꼭 읽어보면 좋은 파트인 것 같아요.

 


 

이 외에도 디지털 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나 빅테크에 대한 우려와 비판,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대한 대응책 그리고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된 창작물의 소유권에 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예측해보고 생각해보고 토론해볼 수 있는 <IT로 세상읽기> 코너도 책 중간에 실려 있습니다.

 

출판사 인터뷰 기사를 보니 저자는 이 용어들을 선정할 때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용어미래의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용어IT 지식의 다양성 등에 준해서 선정했다고 해요.

 

그래서 참으로 방대한 IT 용어들 중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또 알면 유용한 개념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청소년부터 저와 같은 성인까지 두루 읽기에 좋은 것 같아요.

 

또한 용어의 설명 뿐만 아니라 사용 분야, 부작용, 전망, 주요 기능, 다양한 사례, 이해를 돕는 사진 등까지 포함되어 있고, 한 개의 개념 마다 한 장 정도의 길지 않은 분량으로 되어 있어 지루할 틈없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요. 만약 좀더 깊게 알고 싶은 개념이 있다면 별도로 찾아보며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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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청소년들은 4차 산업과 관련된 학교 교육을 받고 진로 체험을 경험하게 될 텐데요, 이 책을 통해 먼저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호기심을 발견하고, 관심사를 찾으며, 진로를 설계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저와 같은 성인들에게는 IT 세상에 살고는 있지만 낯선 용어들에 더 이상 멀어지지 않기 위해 기본 개념부터 다질 수 있는 유용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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