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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산책도 시켜드립니다 ㅣ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2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고호관 외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평점 :
저는 이번에 무엇보다 '레퀴엠'에 마음을 뺏겼습니다.
다른 중단편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1권에서 사업가인지 사기꾼인지 헷갈렸던 해리먼이 등장했고, 저는 이 단편이 해리먼이 달에게 쓴 러브레터로 읽혔어요.
죽을 수 없어! 내 두 발로 달을 밟기 전에는.
이 대사가 읽은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제 마음을 울립니다. 새벽에 다음날을 걱정하도록 오열하게 만드는 책은 흔치 않거든요...이렇게 마음이 찌릿하면, 뇌가 진짜로 슬프다고 인식해서 좋지 않다는데... 해리먼을 생각할 때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제 건강이 걱정되기도 해요.
이후 이어진 '기나긴 불침번'과 '여러분, 앉아 계시죠'에서도 제 마음이 술렁거렸어요. 이런 단편을 읽게 되면, 하인라인이 숭고한 인간성에 대해 가진 기대감이나 믿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건 전까지 본인이 이런 결정을 내릴지도 몰랐던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 옆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무엇보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워요. 그래서 자주 보고 싶은 마음도, 자주 보고 싶지 않은 마음 둘 다 들곤 합니다.
'지구의 푸른 언덕'을 읽을 땐, 달에서 본 지구를 떠올리고, 푸른 대륙에 대한 그리움을 상상하며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음유시인 라이슬링에 대한 편견을 갖고 읽었으나, 이또한...
2권은 전체적으로 마음이 찌릿하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 솟아나는 편들이 많이 등장해서 좋았습니다.
읽으실 분들은 손수건이나 휴지를 갖고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이 리뷰는 아작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