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새를 품었으니 동시만세
김현숙 지음, 김주경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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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를 참 좋아해요
제가 어렸을 적,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인
7살에 윤동주 서시를
이미 다 외우고 들어갔더랬죠

물론, 평생을
소녀 감성으로 살고 계시는
친정 엄마의 영향이
제게 많은 작용을 했겠지만
간결하면서도
마음 속에 온기를 불어주는 시가
따뜻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아이를 낳고 나니 제 아이에게도
시가 주는 따뜻함을
꼭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그렇게 아이와 만난 시집이 바로
김현숙 시인의
아기 새를 품었으니 랍니다


동시를 읽기 전,
제일 처음 동시집을 펼쳤을 때
시인의 말만 읽어 보아도
김현숙 시인은
제가 생각하는 시의 온기를
시 속에 온전히 담아서
쓰시는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동시를
다 읽고 난 뒤에는 역시나
그 생각이 맞았고
어쩌면 제 생각의 온기보다
더 따뜻한 온기를
보여주신 분이었습니다

또, 시를 다 읽은 뒤에
김현숙 시인의
바램이라면 바램인
우리 주변 어디에고 있는
작은 존재들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김현숙 시인의
동시집을 선택하게 되면서
표지에 그려진 그림이
참 의미있으면서도
재미나단 생각이 들어서
가장 먼저 아기 새를 품었으니
시를 찾아 읽었습니다

이리 튀고
저리 튀더니 콩닥거리는
심장을 품은
오목눈이 둥지가 되었다

사실 축구공은
발로 차며 하는 경기의
공이기 때문에
바람이 빠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물건이기 마련인데요

바람 빠진 축구공이
심장을 품은 오목눈이들을
품어주고 있는 모습에
제 모습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축구공도
누군가에겐 집이 되어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국민 도서인
강아지똥 이야기처럼요 :)


책장을 더 넘기다 보면
축구공이라는 제목의 동시도
등장하는데
아기 새를 품고 있던
축구공이 한 때는 이렇게
빵빵한 모습으로
이리 구르고 저리 달리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겠구나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현숙 시인의
아기 새를 품었으니 동시집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려 100가지의
동시가 들어있는데요

100일 동안
아이에게 하루에 동시 하나씩
읽어준다면
저도, 아이도 부담되지 않고
참 좋겠더라구요 :)


그렇게 곧바로
시작한 하루 동시 하나,
아이와 처음 만난
동시는 거미집 동시였습니다

비바람 피할 곳 없는
구멍 숭숭 뚫린 집이란 말에
아이는 자기가
구멍을 채워주겠다며
동시집에 있는
거미집 그림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댔습니다

저는 가끔 이런
아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바라보는 게 너무 좋아요
새하얀 백지에
섞이지 않은 색깔들이
각자의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아이가
동시와, 더 나아가서 책과
더욱 친해지도록
재미있는 신체 활동 시간도
가졌습니다

검정색 종이 테이프로
커다란 거미집을 만드는 시간,
아이와 거미가 되어
거미줄을 대신하여 테이프를 늘이며
근사한 거미집을 만들었어요

자신이 직접 만든
거미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주방 놀이로 달려가서
엄마 거미랑 같이 먹을 거라며
음식들도 만들어 오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들을 가져오기도 하고 :)


내일은 그림 의자라는
따뜻한 동시를 읽어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매일
동시를 하나씩 읽으며
아이가 동시와 친해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가 전해주는
따뜻한 온기의 감정을 느껴보고
세상을 바라 보는
눈과 마음까지도 무럭 무럭
자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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