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돌아가신 조부모님, 부모님 얼굴 뒤에 있던 수 백만 개의 장면들이 그랬듯이 이들은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 어린 자식들이 부모님과 학교 친구들 곁에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사라졌던 이들 사이에서 우리가 소녀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장면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자식들의 추억 속에 손자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들 가운데 있게
될 것이다. 기억은 성적 욕망처럼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것은 망자와 산자를, 실존하는 존재와 상상의 존재를, 꿈과 역사를 결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