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철학하다!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김형주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철학하다, 지식여행

 

철학 입문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 않게 쓴 철학 입문서다. 중간 중간에 철학자의 핵심적 사상을 도식화하여 그린 그림들도 있어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예전에 교양 철학 수업들을 때, 책의 내용을 도식화하여 그림이나 표로 구성하면 철학자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되니 이런 작업은 하지 말라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확실히 도식화 기법은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으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에서는 충분히 사용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다.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에서는 금물이겠지만.

 

책은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고대의 철학자, 근대의 철학자, 현대의 철학자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양철학과 관련하여 불교 철학과 일본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본 철학이 철학 입문서에 들어간다는 것이 다소 어색하기는 하지만 저자가 일본인이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다른 입문서들과 유사하게 철학자에 대한 소개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으로 철학자의 주요 사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일반적인 입문서의 패턴을 따랐다. 하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준에 딱 알맞게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철학하면 너무 어렵게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책이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철학을 배우다 보면 서양 서적들을 봐야 하는데, 그 모든 서적을 원어로 읽을 수 없으니 번역본을 읽어야 한다. 그런데 번역본 자체가 말이 되지 않거나, 의미를 오해할 수 있도록 써진 것이 많으니 책을 읽는 것이 철학 전공자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한 때 철학에 관심이 있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어보려 시도했지만 도저히 읽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어떤 책에서 보았는데 철학자의 사상을 바로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비전공자라면 어떤 철학자의 원본과 함께 해설서를 함께 읽어야 철학자를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전적으로 동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 책은 철학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습서나 해설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을 출판하다보면 피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오타오자가 몇 곳 보여 책을 읽을 때 짜증이 좀 났다.

 

철학 입문서는 시집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 공감이 가는 시를 만나면 그 내용이 가슴을 파고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철학도 마찬가지로 평상시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가도 내 생애와 연관에 되는 내용이 나오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에 그런 느낌을 준 내용은 하이데거. 죽음의 철학이라 할 수 있는 하이데거의 생각에 이처럼 절절하게 공감이 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조금 몸이 안 좋은 탓일까? 아니면 이제는 내가 더 이상 청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죽음을 외면하면 살고 있기는 하지만 죽음이 있기에 그만큼 우리의 생애가 고귀하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느끼게 될 인생의 한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하이데거의 철학이 그만큼 값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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