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생활> 리뷰

[전자책] [세트] [BL] 순조로운 생활 (총2권/완결)
오믈랫 / M블루 / 2017년 7월

집착공 읽고 싶어서 <순조로운 생활> 읽기 시작했는데, <순조로운 생활>을 다 읽고나서도 여러가지 면에서 기억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을 나열해보자면...

첫째,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조로운 생활을 연재하실 때 속도 맞춰서 같이 읽다가 마지막 완결까지는 보지 못하고 출간되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비교적 금방 출간이 되어서 완결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집착공을 주인공으로 할 때의 특징이 집착하던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류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이 보통이라서 어떻게 제림이 바뀌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읽었습니다. 하지만 순조로운 생활의 공인 제림은 끝까지 후회보다는 일관되게 집착하는 캐릭터로 남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끝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상대에게 집착하고 한결같은 애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제림의 하나의 사랑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혹시 나중에 외전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데, 외전에서도 바뀐 제림이 아니라 본편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를 계속 이어나가는 모습이 더 기대됩니다.

둘째, 피폐 장르임에도 읽을만하다는 것입니다. 피폐물이기도 하고 키워드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도 크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개인적으로 심한 피폐물은 보지 못하는데 <순조로운 생활>은 같은 장르이면서도 지나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사실 순조의 정신이 피폐해지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는데 그 부분만을 부각해서 서술했다면 읽기 불편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순조가 제림의 집착 같은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같이 서술되어있어서 억지스러움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제림과 순조에 대한 서술이 어느 정도 균형있게 나와서 지나친 피폐물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순조로운 생활으로 작가님의 첫 작품을 본 것인데, 다양한 장르도 쓰실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셋째, 텐션과 분량 조절이 적절히 되어서 완결성 있다고 느껴집니다. 분량 조절이 적절한 점도 이 글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폐물에서 서술이 길어지고 늘어지면 순조의 입장에서 보게 되어서 너무 하드코어해졌을텐데 적절히 분량 배치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텐션 조절도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제림과 순조의 이야기 다 읽고 짧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순조로운 생활의 매력>이기도 하고 읽은 뒤의 여운을 남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 이름이 특이해서 이유가 있는 건가 싶었는데, 순조의 <순조로운 생활>은 역설적으로 느껴져서 여러모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