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웃는 매미 문학동네 시인선 25
장대송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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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송, <군자란 꽃대>

지난 한 해 동안
어디까지 갔다 왔느냐
플라스틱 화분, 그 우주
오존층을 넘어갈 때는 구역질이 나지 않았느냐
꽃별들이 볼 비빌 때
너는 눈을 어디에 두었느냐
꽃비로 몸을 씻고 나오는
저 들판의 거친 삶들을 어떻게 지나왔느냐
내가 떠나보낸 사람
그 휑한 가슴을 만났을 때
무슨 말을 듣지 않았느냐
나는 네가 떠난 뒤
베란다 타일에 쌓인 먼지
그 먼지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게 고작이었지
네가 떠난 것도
네가 돌아온 것도
속이 휑해져야 알 수 있었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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