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성 문학과지성 시인선 365
신해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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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 <정각>

나는 중심이 되었다.
숨을 쉬면
뼈에 살이 붙는 느낌이 난다.
생각을 하면
침착하게 피가 돈다.

밤이 온다.

나는 내 바깥으로 튀어나가버릴 것처럼
많은 것들이 이해된다.

*

그러니까 명왕성처럼 타원을 그리며
오래오래 달리는 일도 가능할지 모르지.
명왕성이 사라진다고 해도
명왕성의 궤도가 혼자 남지 않게.
명왕성의 이름이 없어져도
명왕성이 쓸쓸하지 않게.

*

쓸쓸하지 않게.

*

손톱이 자란다.

어쩌면 나의 시간도
돌아오고 싶지 않은 것일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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