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 전3권 겨레고전문학선집
박지원 지음, 리상호 옮김 / 보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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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호 역 '열하일기'의 특징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리뷰를 읽는 목적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주요한 것은 유일한 완역본이라는 점이다. 민족문화추진위원회 역은 아직 한 권을 남겨 둔 상황인 듯하며, 고미숙 역은 완역본이 아니라 논외로 한다.  

59년, 북한에서 출판된 책을 국내 출판사에서 재출판했다는 점이 두번째 특성이다. 그 결과 문장,어휘가 빠르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에 국내에서 역한 책과 일부를 대조하며 읽어 보니, 리상호 역의 문장에서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 국내에서 한역된 판은, 현대 우리말과 가깝게 하려는 노력의 결과인지, 원문에서 강조하는 바와 다른 부분이 길게 역되는 경우가 있어, 가볍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편집의 묘미라면, 부록에 있다. 18세기 '천하도'의 일부를 실어 당시의 지도를 참고하여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면만 따로 복사를 해서 참고하고 읽을 만큼, 썩 도움이 되는 부록이다. 또 지도의 뒤에는 여행 일정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어, 전체 흐름을 놓치지 않기에 좋다. 북한의 학자가 연구한 박지원에 관한 논문을 손쉽게 읽어 볼 수 있게 넣은 것도 독특하다. (대표성이 있는 글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니, 경험을 확대해준다는 점에서.) 부록의 정점은 한문본을 실은 것이다. 한문본을 읽는 재미도 있을 뿐더러, 본문의 내용 중에 읽기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어, 한문본을 참고하면 의미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국내에는 없는 한문본을 소개하는 역할도 하는 듯하다.) 

한번에 쓱쓱 읽히는 책은 아니다. 이리저리 다른 자료를 찾아 보고, 다른 쪽은 펼쳐 보게 하는 '옛날 책'같아 매력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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