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잘했어! 기차여행
정정심 지음 / 글로벌마인드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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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 나는 친구 따라 내일로를 갔다.

창밖으로 들려오는 맴맴맴-  매미소리를 들으며 선풍기 바람으로 더운 여름을 지내고 있던 대학 시절이었다.

[ㅇㅇ아, '내일로'라는 기차 여행이 있는데 한 번 같이 가볼래?]

[나는 여행 안 좋아해. 이번 여름에는 알바나 해야지.] 답장을 적다 문득 '내일로? 이름 참 특이하네.' 싶어 검색을 했다.

그렇게 나는 친구와 5박 6일 동안의 여행을 처음 해봤고, 그 이후 3번의 내일로를 더 갔다.

첫 번째 내일로 여행에서 느낀 점은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는 건 참 힘들구나.'였다.

안동에 있는 유명 빵집에서 친구와 함께 나눠먹을 우유 한 잔과 빵 몇 개를 주문해서 앉았다.

난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우리의 우유를 친구가 금세 비워버렸고 '날씨가 더운 탓'이라고 생각하기엔 서운했다.

다행히 이 일로 우리 사이가 틀어지진 않았지만 속으로 '다시는 얘랑 여행 가지 말아야지.'했다.

이후 내일로는 혼자 떠났고, 혼자 다니기 외로울 땐 여행 커뮤니티에서 함께 다닐 동행인을 구했다. 

이후 30대가 되어 그 시절을 되돌아보니 혼자든, 둘이든 '여행하길 참 잘했다.'싶다.


 

 

저자는 남매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이자 직장인으로, 20대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국내 기차여행을 40대에 다녀왔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떠날 수 없다는 그녀만의 기차여행 추억을 담은 '괜찮아, 잘했어! 기차여행'은 여행을 망설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집안일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취업 때문에' 라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던 여행을 나중이 아닌 '지금' 다녀오라며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도 막상 여행을 가려고 하니 아들의 얼마 남지 않은 중간고사가 마음에 걸렸다. 열심히 공부하는 자식에게 간식이라도 챙겨주는 것이 엄마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떠나기를 주저하자 오히려 아들이 시험 기간에 엄마가 왜 필요하냐며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오히려 부모에게 용기가 되어준다. 저자는 아들 덕분에 용기를 얻고 '다음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 항상 좋을 리만은 없는 게, 혼자 떠난 덕분에 식사도 혼자 해야 했는데 넉살 좋은 음식점 주인들도 1인 손님들에겐 냉정했다. '혼자 왔어요? 1인분은 안 팔아요!'

1인 손님을 받지 않은 식당으로 신고라도 하고 싶은 심정으로 저자는 '왜 1인 손님은 받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었지만

나는 단번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1인분이 '6000원'이라고 가정해봤을 때 2인이 방문할 시 '12000원'을 받고 상을 차리는 거지만 1인은 '6000원'의 돈을 받고 같은 상을 차려야 하기 때문에 주인들은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순 있겠지만 나 또한 홀로 여행을 떠나 '1인분은 안 팔아요!'를 당해봤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혼자 여행을 가면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없다는 것',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는 것' 정도? 하지만 많은 여행 커뮤니티에서 마음 맞는 동행인을 구하면 금세 해결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행을 하면 낯선 이들을 만나는 게 무섭기도 하겠지만, 길에서 만난 할머니와 말동무를 하며 걷기도 하고 '혼자서 심심하게 어째왔노?' 라며 걱정해주시는 따뜻한 분도 만나고, 굶었을까 걱정되어 후루룩 말아주신 국수 한 그릇도 얻어먹을 수 있는 게 '여행'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홀로 떠났던 내일로 여행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여행을 떠나길 두려워하는 마음에 용기가 되어 줄 수도 있겠다. 여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를 갖고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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