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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도 몰랐던 조선 - 신봉승의 조선사 행간읽기
신봉승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어릴적 엄마 책장 한켠에 자리잡구 있던 [조선왕조 오백년]...
어릴 적엔 한자도 많고 내용도 어려워 왜 엄마가 그 책을 그렇게 아끼고 좋아했는지 이해를 못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 처음 읽었던 그 책은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국사책과는 다른 의미에서 조선에 대해 많이 알았다고 할까... 몇번 반복해서 읽어도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오는 것이 "참 내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몰랐구나..."란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어줬다.
어째든 조선왕조 오백년의 저자 "신봉승" (사실 저자 이름은 며칠 전에 알았다..)이란 이름은 "이덕일"이란 이름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이자 존경하는 분이 되어버렸다.
그런 신봉승님의 [조선도 몰랐던 조선]은 마치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 하듯이...때론 선생님이 이야기해주듯이 그렇게 잘 못 알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정리를 해주었다. 물론 그 안에는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고 처음 듣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역사적 오해 속에서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특히나 신숙주는 배신자로 알고 지냈던 점.... 그리고 내가 너무나 싫어하는 당파 전쟁 역시 할 일 없는 사람들의 권력싸움이 아닌 그 시대 최고의 지식인들의 나름의 소신있는 싸움이었던 부분일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숭례문 화재 사건이 조선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일어났다는 점이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자국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물론 100% 사실을 알 수 없구 후대에 의해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얼마전 정조의 편지 800통이 발견되면서 독살이 아닐 수도 있다는 단서도 제공하였고 반듯하기만 한 정조에서 어느정도 사람냄새 나는 정조가 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초등학교에선 아예 빠져있고 고등학교 되어서도 선택과목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역사는 왜곡보다 더 심각한 상태가 아닐까 싶다.
중국의 중화사상/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영토 분쟁 등 주위에선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시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아이들은 사극을 통해 역사를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그 사극마저도 소설이란 이름으로 왜곡된 부분이 많은데도 말이다...(하다못해 사극 시작 전이나 종료 후에 역사스폐셜처럼 이런 부분은 소설과 역사가 틀리다고 집어주면 좋겠다.)
하긴...어른들조차 국사보단 영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나라니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제라도 단순한 나열식의 역사 교과서가 아닌 이덕일님이나 신봉승님처럼 사람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가르치면 어떨까싶다.
* 인상깊은 구절
- 역사는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금가루도 거울에 묻으면 때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