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
박안식 지음 / 예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소현세자.. 언제부터인가 왕이 되었음 참 좋았을 왕세자란 말을 듣게 되어 흥미가 생겨 검색 등으로 소현세자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이덕일님의 조선왕 독살사건에도 언급되셨던 분이죠..ㅎ)
짧게 이야기하면 외국에 대해 열려있는.. 그리고 광해군처럼 청에대해 실리있는 외교를 했지만 오히려 고국에 돌아와 2달만에 의문사..(전 독살이라 생각해요..)했던 비운의 왕세자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세자다.

책은 소현세자의 학질 (사실 감환이었지만..)의 소견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어 남한산성에서의 전투..그리고 삼전도 치욕의 장면까지 숨가쁘게 이어진다. 얼마전 읽었던 남한산성이 다소 어둡고 무거웠다면 소현세자에서는 전쟁을 경험하는 사람보단 인조와 세자..그리고 지휘관의 입장이다 보니 빠르게 전개가 되었고 그 와중에 세자가 느낀 감정들이 적게 나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항복과 항전이라는 답이 없는 싸움에 조정이 싸우고 있을때 소현세자 스스로 성을 나가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결국 삼전도 치욕이라는 (인조 스스로 야기했지만..) 결과와 함께 소현세자, 봉림대군(효종)은 청나라의 수도 심양관에서 생활하게 된다.

예전에 똑같이 청에 있었는데 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의 청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선 소현세자의 경우 세자여서 명이 함락하는 순간에 그 자리에 있었다는 점과 주청 대사관과 비슷한 역활을 하며 광해군과 같은 실리적인 외교를 습득하며 자연스레 청이나 외교문물에 개방적이 된 반면 봉림대군의 경우 (소현세자에선 봉림대군의 행적을 찾을 순 없지만..) 종군같은 큰 일 외엔 심양관에 갇혀 있다보니 힘이 없고 청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러다 보니 권력욕의 화신인 인조는 소용조씨의 이간질로 소현세자를 의심하게 되고, 이런 사실을 몰랐던 소현세자는 세자빈의 일로 잠시 귀국 후 다시 심양관으로 돌아가는 도중 과거 비슷한 시험을 본 후 다시 청으로 들어간다. 아마 내 생각엔 이런 일이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지 않았나 싶다. (소현세자가 세자빈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기울려 듣고 조심을 하였다면.. 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

명을 항복시키는 그 중심에 있었던 소현세자는 70여일간 북경에 있으면서 아담샬을 만나 서양 문물이나 천주교를 접하게 되고 영구 귀국을 하면서 아담 샬의 선물과 세례를 받은 천주교인들과 귀국하게 된다. (이 또한 인조의 눈엔 청으로 돌아섰다고 생각할만한 일이었다.)
결국 소현세자는 자신의 뜻을 펼쳐보기도 전인 귀국 두달만에 학질에 걸리고 발병 4일만에 급사하게 된다. 한 나라의 세자가 학질이란 가벼운 병에 걸려 침을 맞고 3일 만에 죽었고 그 죽은 모습이나 그 어의에게 별다른 죄를 묻지 않았던 점 등이 인조가 소현세자를 죽이지 않았나 싶다.

나에겐 일찍 가버린 소현세자의 안타까움과 더불어 인조의 권력욕에 넌더리가 난다. 실리적 외교를 펼치던 광해군을 끌어내리고 결국 자기가 왕이 된 시점부터 인조의 권력욕은 잘 드러난다. 하물며 자신의 아들이 왕의 자리를 넘본다는 생각에 죽이기까지 하다니.. 인조가 무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단 생각이 든다.
또, 일본이 페리제독에 의해 개국한 시기보다 200년 가량이 앞선 시점에서 소현세자란 개방된 인물이 있었고 또 그 인물을 어이없게 잃어버려 오히려 일본에게 강제개국 되었다는 점은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효종의 북벌정책으로 국력이 신장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역사에 만약이 없다지만 소현세자가 왕이 되어 개방된 나라를 만들고 봉림대군의 북벌정책으로 국력이 신장되었다면 청보다 큰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이없게 가버렸지만 소현세자는 분명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고 그 뜻을 펼치기엔 조선이란 나라는 작은 나라가 아니었을까싶다. 그리고 광해군이나 소현세자같은 인물을 가볍게 흘려버리는 우리나라의 국사 공부는 또 다시 작은 나라를 지향하는 건 아닐지 싶다. (자기 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동북공정이나 독도의 소유권 등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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