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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을 그리다 - 궐문에서 전각까지! 드로잉으로 느끼는 조선 궁궐 산책
김두경 지음 / 이비락 / 2019년 4월
평점 :
궁궐을 그리다
김두경 글/ 이비락
서울에 있는 궁궐이 얼마나 될까 내가 직접 가 본 곳은 몇 곳일까
새삼 내가 5천년 역사의 우리나라 수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온 시간이었다.
이 책은 작가가 흥미로 시작한 궁궐관람이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갖게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궁궐을 직접 손으로 그리는 과정을 온전히 담은 책이다.
그래픽디자이너 출신이지만 궁궐을 직접 찾아 형태를 그리고 그 궁궐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를 작가가 직접 들려준다.
광화문, 근정전, 강녕전, 교태전, 자경전, 동궁, 경회루, 태원전 등등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장소부터 이름조차 생소한 이곳들을 작가와 함께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덕혜옹주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종의 왕비가 아닌 후궁이 낳은 딸이다. 그렇다면 과연 조선의 마지막 공주는 누구일까? 순조의 막내딸은 덕온공주로 윤의선과 혼례를 올렸으나 둘째 임신중 사망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궁궐을 살았던 사람들 즉, 조선의 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조선의 역사는 많이 알려졌고, 유명한 인물들도 많은데 세종대왕을 제외하고 왕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아는 바가 없었던 것 같다.
성종이 13세에 조선 9대 왕으로 재위하던 때 선왕의 부인, 작은 어머니, 어머니 이렇게 세 분의 어른들이 궁궐에 있었다고 한다. 겪어보지 않아도 친하기가 쉽지 않은 관계였을 것이 짐작이 간다. 성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경궁’을 지었다.
대비전을 함께 사용하는 게 불편했을 어머니를 위한 조치였으리라 여겨진다.
이처럼 궁궐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궁궐 자체에 대한 깊은 연구와 관심도 묻어난다.
경희궁에는 법전과 편전이 모두 있지붕 최상단 용마루 양쪽 는데 자정전이 경희궁 편전의 정문이란다.
작가는 자정전에 대해 계단의 높이 지붕 양식, 장식물의 구성까지 매우 자세하게 살펴보며 살아있는 듯 설명한다.
책을 읽고 있으며 작가가 이끄는 대로 궁궐의 대문을 들어서며 파란 하늘 끝 당당하게 올라간 다양한 문양의 처마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그 처마밑에 서 있던 궁궐에서의 어느 날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따금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 딸 손을 잡고 궁궐탐방을 해 볼까 마음이 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