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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악당 ㅣ white wave 1
최재원 지음 / 백조 / 2021년 7월
평점 :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 있으면서도 다 읽고 나면 모두 같은 결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각 소설마다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번에는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까 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단편들을 읽게 됐다. 모두 설득력 있는 반전이었고, 인상 깊었다.
반전만 있는 게 아니다. 소설에는 유머와 드라마, 풍자도 있다.
스포가 될까 봐 줄거리를 설명하는 게 조심스러운데, 최대한 가려서 두 편만 해보자면.
<노인-88012346>은 기계인간이 되려고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노인들의 권리가 땅으로 떨어진 세계이고, 큰돈을 지불하면 기계인간으로 살면서 죽지 않을 수 있다. 기계인간에도 계급이 있다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차별과 가치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서로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믿으면서, 각자의 길을 가려고 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대한-UFO교>는 전개 내내 흥미롭다. 하지만 결국 '웃픈' 현실로 이어지며 씁쓸함을 자아낸다.
한 편 읽을 때마다 뒤로 넘겨 작가노트를 읽었다. 여덟 편의 작가노트가 다 있어서 좋았다. 소설을 읽고 나서, 작가노트에 무슨 말이 있을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현재 노인들의 투표 가치는 일반인의 1/3이었다. - P43
설마 스페인 애들이 놀 줄을 모르겠냐? 너랑 안 놀아주는 거겠지. 그냥 홍대로 가라 가. - P129
미노르카가 이런 나라라는 걸 당신도 이미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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