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철학할 때 - 아동 정신분석의 거장 위니콧에게 배우는 아이와 부모의 관계
김은옥 지음 / 궁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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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철학할 때>란 책 제목에 이끌려 궁리출판사 북토거 서평단 모집에 나섰고 감사하게 읽고 싶던 책을 받고 리뷰까지 작성하게 되었다.

20여년을 부모교육 전문 심리상담사로 활동해온 김은옥 작가는 현대 정신분석학의 거장 위니콧의 "대상관계론"을 바탕으로 하고 실제로 상담자로서의 오랜 임상경험을 소개하며 좀더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 '전능환상' '대상항상성' '주물대상' '거울반응' 등 많은 정신분석학 용어가 나온다. 이론적으로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실례를 통해 읽다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대상관계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부모 특히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이다. 출생하여 만1세까지의 절대적 의존기에 어떻게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냐에 따라 그 아이의 성격, 태도, 능력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때 엄마는 단순히 젖을 물린다고 해서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완전한 사랑의 눈빛과 몸짓, 체온과 표정으로 아이를 많이 안아주어야 아이의 잠재의식이 튼튼해진다. 그 시기가 지나 상대적 의존기가 되면 무조건적인 애착과 수용이 아니라 서서히 분리를 경험하게 해줘야하는데 그때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엄마와 아이사이의 절대적 관계가 아버지를 통해 엄마라는 존재를 좀더 객관화할 수 있고 점점 자기가 만나는 세상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책 4장에는 부모와의 관계가 결여되었을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병리적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운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내 육아모습을 떠올려볼 수 밖에 없었다.

 "젖을 먹이며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했던가?, 분리시킬 시기에 애정을 줄 중간대상을 적절하게 제공해주었던가?..."

위니콧의 'good enough mother'을 작가는 '보통의 건강한 엄마'로 해석하고 있다. 세 아이를 기르며 나도 보통의 건강한 엄마였다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하더라도 극단의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은 과거의 상처와 대면하고 그것을 드러내고 떠나보내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하니 위안이 되고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숙을 향한 노력을 하는 존재이니 언제나 희망은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영유아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가 너무나 큰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책은 예비부모 특히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엄마에게 꼭 권하고 싶다.

 아는 것과 그렇게 사는 것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겠지만  이책을 읽고 그 간격을 좁혀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세상의 모든 '보통의 건강한 엄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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