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 청소년이 쓴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코로나19 3부작
인디고 서원 엮음 / 궁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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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는 코로나사태라는 팬데믹 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누렸던 일상이 당연한 것만은 아님을 뼈저리게 배우고 있다. 매일 날아드는 긴급재난문자에 놀라고 새로운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2020 청소년 통계'에서 보여주는 한해 자살하는 청소년 수 827명의 숫자에는 그 만큼의 감수성을 가지지 못했다. 이책의 서두에 코로나로 사망하는 청소년보다 자살로 사망하는 청소년 수가 훨씬 많음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내야 하지 않냐며 반문하며 글을 시작한다. 마음 한 구석에 뭔가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코로나 시대 많은 학생들도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당연한 일상을 박탈당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신하며 여러가지 교육의 민낯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생각들이 이책에 잘 드러나있다.

모든것에 경쟁이 만연한 사회시스템과 그속에서 성정경쟁과 입시경쟁에 수동적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은 언젠가부터 '왜'라는 의문도 가지지 못한 채 그냥 길들여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속에 아이들은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법을 생각해보고 글로 표현하여 이 책이 탄생했다는 것에 작은 위안을 느낀다.

지식을 주입식으로 배우고 성적을 내고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만을 위한 직선적인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배움의 모습이 있고 삶의 방식을 배워가는 학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 모든게 바뀌지 않는 한 이란 부정적 생각이 드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책속의인터뷰에서 소개됐던 영화<2040>의 데이먼가뮤 감독이 말하는 것처럼 부정적 이야기로 뇌의 모든 부분을 닫아버리게 만들 것이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로 새로운 시대를 꿈꾸고 작은 실천을 해나갈때 큰 변혁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주변의 환경, 기후,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공감해나가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우리의 교육을  그 속에서 힘들어하는 우리 청소년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 궁리 서평단으로 뽑혀 기록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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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emy 2021-03-3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핍을 느낄때 그 소중함을 깨우치는 것 또한 청소년들이 배우는 과정 아닐까요. 좋은서평 잘 보았습니다.
 
엄마가 철학할 때 - 아동 정신분석의 거장 위니콧에게 배우는 아이와 부모의 관계
김은옥 지음 / 궁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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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철학할 때>란 책 제목에 이끌려 궁리출판사 북토거 서평단 모집에 나섰고 감사하게 읽고 싶던 책을 받고 리뷰까지 작성하게 되었다.

20여년을 부모교육 전문 심리상담사로 활동해온 김은옥 작가는 현대 정신분석학의 거장 위니콧의 "대상관계론"을 바탕으로 하고 실제로 상담자로서의 오랜 임상경험을 소개하며 좀더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 '전능환상' '대상항상성' '주물대상' '거울반응' 등 많은 정신분석학 용어가 나온다. 이론적으로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실례를 통해 읽다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대상관계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부모 특히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이다. 출생하여 만1세까지의 절대적 의존기에 어떻게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냐에 따라 그 아이의 성격, 태도, 능력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때 엄마는 단순히 젖을 물린다고 해서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완전한 사랑의 눈빛과 몸짓, 체온과 표정으로 아이를 많이 안아주어야 아이의 잠재의식이 튼튼해진다. 그 시기가 지나 상대적 의존기가 되면 무조건적인 애착과 수용이 아니라 서서히 분리를 경험하게 해줘야하는데 그때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엄마와 아이사이의 절대적 관계가 아버지를 통해 엄마라는 존재를 좀더 객관화할 수 있고 점점 자기가 만나는 세상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이책 4장에는 부모와의 관계가 결여되었을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병리적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운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내 육아모습을 떠올려볼 수 밖에 없었다.

 "젖을 먹이며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했던가?, 분리시킬 시기에 애정을 줄 중간대상을 적절하게 제공해주었던가?..."

위니콧의 'good enough mother'을 작가는 '보통의 건강한 엄마'로 해석하고 있다. 세 아이를 기르며 나도 보통의 건강한 엄마였다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하더라도 극단의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은 과거의 상처와 대면하고 그것을 드러내고 떠나보내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하니 위안이 되고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숙을 향한 노력을 하는 존재이니 언제나 희망은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영유아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가 너무나 큰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책은 예비부모 특히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엄마에게 꼭 권하고 싶다.

 아는 것과 그렇게 사는 것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겠지만  이책을 읽고 그 간격을 좁혀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세상의 모든 '보통의 건강한 엄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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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수학자 홍정하
이창숙 지음 / 궁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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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집>이라는 책제목은 역사책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있지만 “홍정하”라는 이름은 낯설게 느껴진다. 작가의 말처럼 수학책속에 피타고라스니 유클리드니 오일러 등 서양수학자의 이름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 수학자의 이름은 잘 볼 수 없고 우리역사시대에 수학을 공부했는지조차 상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라는 이책의 제목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의미로 다가온다.
조선시대에도 실생활 속에 수학이 필요했고 특히 나라살림살이에는 꼭 필요했던 실용학문이었다. 역관, 의관, 산학자 등 지금은 환영받는 인기직종이 조선시대에는 기술직으로 존재했고 중인들의 영역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대대로 산학자집안에서 태어난 홍정하는 산학청 관리로 일하며 산학교수직을 업으로 삼았지만 그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업으로서만이 아니라 산학자를 소명으로 받아들였기에 <구일집>이라는 책까지 썼던 것이다.
수란 얼마나 오묘하고 정확한 것인가 대충, 적당히, 주먹구구란 말이 통하지 않는 딱 떨어짐 그러면서도 세상사람들을 편리하게 해주는 학문이 바로 산학이기에 진정으로 좋아하고 즐기기까지 했던 것이다. 내가 느끼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매력도 이와 같아 많은 공감이 갔다.
낙향하여 제자들을 가르칠 때 제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직접 개입하지않고 안스럽고 답답하지만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묵묵히 지켜봐주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진정한 스승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 힘겹게 풀어가는 산학공부의 과정은 우리 인생의 모습과 맞닿아있다. 너무 어려워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난을 겪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새 문제가 풀리는 것처럼 우리 삶의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고 포기하지않고 애쓰는 그 과정하나하나가 바로 인생의 참모습이 아닐까?
살구꽃이 가장 아름다울때 꽃잎을 떨구어 스러져 썩어가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사람도 겸손을 배운다는 마지막 귀절은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나또한 겸손하게 살아가야함을 다시한번 다짐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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